모두가 한 목소리를 낸다면 '블랙스완'을 상기하라

이상헌 2021. 2. 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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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테일 리스크가 커질 때 도약의 기회가 온다

[이상헌 기자]

젊은 세대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 '단칼에 끝내는 인덱스 투자' 마지막 20화다. 연재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던 기사는 "판을 키우려면 주식시장을 공정하게 만들어야"였다. 네이버 경제 섹션의 기사를 보면 456회의 좋아요가 있었고 166개의 리플이 달렸다. 통계를 보자면 40, 50대가 가장 많은 의견을 내었고 20대는 1%, 60대는14%다. 댓글 성비를 살펴보자면 남자가 85%요 여자는 15%의 참여도를 보여준다. 
 
▲ 정규분포 곡선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반영한다. 젊은 세대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였으나 정작 큰 관심을 보인 사람들은 중장년층.
ⓒ 이상헌 & 네이버
 
이 통계치는 정규분포 곡선을 그대로 반영하며 현실에서 우리는 이러한 예를 수도 없이 접한다. 가령 병무청의 신체검사 통계에서 성인 남자의 키는 173cm가 중간값이며 그 언저리에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다. 150cm 이하와 2미터를 넘는 숫자는 매우 적다. 사람의 아이큐도 마찬가지다. 100 전후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고 60이하와 130을 넘는 수는 아주 적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가운데가 불룩한 종모양 커브가 된다. 
 
▲ 우리는 두터운 꼬리와 정규분포의 연속에서 살고 있다. 갑작스레 발생하는 검은백조가 투자와 삶을 바꾸어 놓는다.
ⓒ 이상헌
절대다수의 시장참여자 실적도 이러한 정규분포 곡선을 보인다. 예를 들어 5개 기업에 투자했을 경우, 한 두개의 종목은 큰 수익을 내주지만 나머지 서너개는 평균수익을 얻게 된다. 주식시장은 복잡계로서 평상시에는 정규분포 곡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팻테일(Fat-tail, 변동성이 극심해져 예측이 불가능한 국면) 리스크로 시장이 요동을 친다.

꼬리(양쪽 끝단) 부분이 두터워지면서 예상할 수 없었던 극단적인 현상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는 뜻이다. 2008년의 서브 프라임 위기, 1987년의 블랙 먼데이, 9·11 테러, 작년에 창궐한 코로나19 등.

굳이 통계학 용어를 쓰지 않더라도 우리네 인생은 갑작스런 사태가 발생해 그 이전과는 다른 삶을 가게 만든다. 예컨대, 심각한 건강상의 위험이라든가 재산의 손실, 교통 사고 발생 등. 그리하여 평범했던 일상이 고통으로 바뀌기도 하고 반대로 로또에 당첨되어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도 있다.

발생 가능성이 몹시 희박하지만 의외로 심심치 않게 목격되는 이러한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블랙 스완(Black swan)이라 한다.

검은백조를 기회로 삼아라

코로나19로 모든 나라가 재정지출을 늘리고 있다. 시중에 막대한 돈(유동성)이 풀렸다는 얘기다. 이렇게 갈 곳 없는 자금은 여러 자산(부동산, 원자재,  석유, 금, 곡물 등) 시장으로 흘러들어가 가격 거품을 유발한다. 현재 증시에 유동성이 넘쳐나면서 대중들이 몰려들고 언론에서 앞다투어 주식 기사를 다루고 있다. 계속되는 저금리 상황이라 이와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꿔말해, 정부가 고금리 정책을 펼치면서 유동성을 회수하기 전까지는 강세장이 유지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훗날의 일이지만 코로나19가 잦아들고 실물경제가 회복되면서 인플레를 잡기 위해 돈줄을 서서히 줄이면 어떻게 될까? 이때부터는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 즉, 괄목할 만한 매출액 신장과 순이익을 내는 기업만이 상승세를 구가할 수 있다.

경기는 순환하며 세상은 늘상 바뀐다. 경계심이 풀리면서 비관론이 사라지고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보면 상황이 반전되는 때가 온다. 낙관이나 비관의 정도가 심해질 수록 팻테일 리스크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언제 블랙 스완이 출현할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다만, 금리 수준과 대중들의 심리를 면밀히 살피면서 위험스런 시기임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춰야 할 것이다. 투자를 하면 자연스럽게 경제에 대해 눈 뜨게 된다.
 
▲ 경제현상에 대중심리를 결부한 단칼의 리본 모형 경제 행위의 주체는 인간이므로 사람들의 심리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
ⓒ 이상헌
 
앞선 2화에서 간단히 정리한 '경제순환의 국면별 현상'에 사람들의 심리를 결합하면 대략의 경제모형이 나온다. 편의상 '단칼의 리본 모형'이라고 붙여봤다. 모든 경제 행위의 주체는 인간이다. 따라서 대중들의 심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익과 스트레스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추후 행동경제학을 기반으로 하는 심리분석 연재를 기획하고 있다. '당신이 투자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심리적 이유'라는 내용이 될 것이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밝히면서 연재를 마친다. 13화 "마크 트웨인을 도박에서 건진 ETF" 기사가 나간 뒤에 홍보대행사로부터 쪽지를 받았다. 해당 글에서 '로저스를 잘 알지 못하는데 왜 이런 인용글이 나왔는지 켄 피셔 회장이 궁금해 한다'는 내용이었다.
 
▲ 오마이뉴스의 가성비 기사 2018년 기준으로 매출액 90억 원의 중소기업, 오마이뉴스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쪽지.
ⓒ 이상헌
편집 전 기고는 아래와 같았다.

"켄 피셔(Kenneth L. Fisher)는 로저스를 무자비한 금융계의 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확한 인용의 근거를 다음과 같이 명기했다.

"켄 피셔(Kenneth L. Fisher)는 자신의 저서 <시장을 뒤흔든 100명의 거인들>에서 로저스를 무자비한 월스트리트의 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책이 나온지가 거의 30년인지라 기억을 못 한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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