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가격 오르는데..저축銀 골드바 사업 60%가 철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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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여파 등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金) 가격이 꾸준히 증가해왔으나 골드바를 취급하는 저축은행들은 유독 맥을 못 추고 있다.
3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골드바를 판매하는 저축은행 30곳 중 18곳이 관련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저축은행의 골드바 판매사업은 시중은행과 달리 포지티브 규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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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올랐지만 실적은 부진
업계 "엄격한 규제·부족한 점포가 원인"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여파 등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金) 가격이 꾸준히 증가해왔으나 골드바를 취급하는 저축은행들은 유독 맥을 못 추고 있다. 엄격한 규제와 부족한 영업망 탓에 시장에서 버텨내질 못하고 줄줄이 발을 빼는 모습이다.
3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골드바를 판매하는 저축은행 30곳 중 18곳이 관련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최초로 골드바를 판매한 애큐온저축은행(구 HK저축은행)은 물론 SBI·한국투자저축은행 등 대형사도 관련 사업에서 손을 뗐다.
저축은행의 골드바 판매는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를 매매 대행하는 서비스다. 부대수익 확보와 사업 다양화를 명목으로 2016년부터 시행됐다. 당시 금융당국이 상호저축은행 표준업무방법서에 금 판매대행업무를 신설하고 3.75g부터 1kg까지 총 8종의 상품의 판매를 허용하면서 24개 회사가 시작했다. 이후 6곳이 추가로 뛰어들며 한 때 30곳으로 늘어나기도 했지만 상당수 업체가 사업성을 이유로 철수했다.
업계 규제에 저축銀 골드바 판매 부진
저축은행의 골드바 판매사업은 업계 규모를 불문하고 흥행한 곳이 없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골드바를 판매했던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괜찮은 사업이라 생각해 적극적으로 시작했는데 안정적인 수익 확보라는 목표가 무색해질 정도로 미비했다"면서 "실적이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현재 골드바 판매를 유지중인 곳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저축은행들의 이런 사정은 불안정한 세계경기로 금값이 치솟고 관련 금융상품이 인기를 끌었던 추세와 대조된다. 우리은행 금 가격조회 서비스에 따르면 골드바 판매를 시작했을 당시 그램(g)당 4만6549원이던 금가격은 지난해 초 6만원대로 뛰어오르더니 8월에는 7만8550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찍었다. 이후 조정세를 거치며 가격이 낮아지긴 했지만 지난2일 6만6351원을 유지하는 상태다.
덕분에 지난해 시중은행에서는 골드바의 판매실적과 규모가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웠고 골드뱅킹 가입자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18일에는 이마트24가 설선물 상품으로 내놓은 285만원대 골드바 세트가 이틀 연속 완판되기도 했다.
저축은행들의 경우 판매만 허용됐을 뿐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에 재미를 볼 수 없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저축은행의 골드바 판매사업은 시중은행과 달리 포지티브 규제를 받는다. 표준업무방법서에 명시된 골드바 판매만 가능하고, 1g씩 금에 투자할 수 있는 골드뱅킹 계좌 개설이나 실버바 판매는 불가능하다.
"점포망 적고 저신용자 주고객, 金판매는 어렵다" 목소리도
특히 오프라인에서 실물을 보고 이뤄지는 골드바 매매 특성상 점포망이 시중은행보다 적은 저축은행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상위권 업체도 오프라인 점포는 10여곳에 불과할 뿐 아니라, 기존 점포도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점포는 눈을 크게 뜨고 찾아야 겨우 1~2개 있는 수준"이라면서 "가격 메리트가 엄청나지 않는 이상 골드바를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은 인근의 시중은행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주 고객이 저신용자인 만큼 고가인 골드바 사업이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는 의견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은 기본적으로 고액에 변동성이 높은 상품이라 자산보유량이 큰 사람들이 주로 매매한다"면서 "주로 이용하던 시중은행이나 자산관리사를 통해서 금을 사지 저축은행으로 갈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축은행의 경우 주로 자산이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쳤으니 금 호황을 누리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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