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덜 듣는 변이, 英서도 발견..메르켈 "몇년간 접종할 수도"
남아공발 변이와 유사한 유전적 특징 보여
메르켈 "독감 백신처럼 생각해야 할 수도"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유전적 특성을 가진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에서도 발견됐다.
2일(현지시간) CNN, BBC 등 따르면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전날 영국발 변이(B.1.1.7) 표본 11개에서 새로운 변이(E484K)가 발견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E484K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한 변이와 유전적 특징 일부가 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변이는 감염력이 더 강하며 코로나19 항체를 일부 무력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실험 결과가 나온 바 있다.
CNN에 따르면 영국 보건부는 E484K가 남아공 등에서 건너왔다기보다는 영국에서 발견된 변이가 진화해 자체 생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변이 역시코로나19 항체에 저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백신의 면역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이미 감염돼 자연 항체가 형성된 사람이 재감염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셉 파우버 예일보건대 연구진은 "백신의 효능에 관련해 좋은 소식은 아니다"라고 CNN에 말했다. 이어 "영국에서 이를 발견한 것은 영국의 강력한 게놈 감시 프로그램 덕분일 수 있어 미국도 유전자 변이 추적 연구를 더 면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484K는 아직까지 영국 실험실에서만 발견됐다. 이때문에 E484K가 전세계의 코로나19 확산이나 백신 진행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다만 E484K가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가 일부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이유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인 노바백스나 존슨앤존슨의 백신 후보물질은 남아공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면역 효과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노바백스는 영국 3상 시험에서 89%의 효능을 나타냈지만, 남아공에선 효과가 60% 수준에 그쳤다. 면역 효과를 보지 못한 케이스의 90~95%는 남아공발 변이(B.1.351)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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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백신 접종이 최선의 대응"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더 많은 변이를 일으키기 전에 최대한 백신 접종을 많이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최대한 많은 사람이 최대한 빨리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면서 "변이가 백신의 효과를 떨어트린다고 해도 중증과 입원, 사망 등을 예방하는 데는 충분한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이 백신 접종 속도전을 벌이는 가운데 2일 누적 접종자 수는 1억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집계하는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3222만명, 중국은 2400만명, 영국 979만명 등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미국은 오는 11일부터 전국의 모든 약국에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백신을 공급하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감 백신처럼 몇 년간 맞아야 할 수도"
하지만 백신 공급 제한에 아시아, 유럽, 남미 등의 대부분 국가는 올여름까지 백신 접종을 마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 그룹인 UBS는 올해 말까지 세계 인구의 10%가량만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계속되는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도 변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영국에서 보고서가 발표된 날 백신 관련자들과 연 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앞으로 몇 년 간 필요할 수 있다"며 "독감 백신과 유사하다. 변이가 발생할 때마다 백신을 다시 접종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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