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청주 뉴스7 40분 중 전국뉴스 비중 40%

이수희 2021. 2. 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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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총국 자체 편성 1년, 효과와 의미 분석해보니

[이수희 기자]

 KBS청주 뉴스 7 화면
ⓒ KBS
 
KBS청주 뉴스7이 주4일 40분 편성으로 지역 자체 편성을 시작한 지 곧 일 년을 맞는다. KBS청주 뉴스7은 지난해 2월 3일부터 본격적인 방송을 시작했다. 전국 뉴스가 끝난 후에 지역뉴스가 이어지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청주총국에서 제작한 뉴스로 40분을 방송하기로 한 것이라 출범 당시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KBS는 지방분권시대에 맞게 지역사회 균형발전을 지역주도로 실현하는 새로운 뉴스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도 밝힌 바 있다. KBS가 내세운 대로 지역자율편성의 효과와 의미는 제대로 구현됐을까?

전국뉴스 비중 40%... 왜 이리 높나
 
 KBS청주뉴스7 2020년 보도횟수, 전국뉴스 비중
ⓒ 이수희
 
지역 자체 편성이고 뉴스 시간이 길어지니 지역뉴스를 보다 심층적으로 전할 거라 기대했는데 KBS청주는 전국 뉴스도 편성해 시간을 채웠다. 3월부터 12월까지 전국 뉴스 비중을 살펴보니 평균 40% 정도였다. 2020년엔 코로나19라는 전 국민적 재난 상황이 있어서 전국 뉴스로 코로나19 관련 이슈가 지속적으로 다뤄졌다는 점을 감안해도 전국 뉴스 비중은 높은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외에도 추-윤 갈등을 비롯한 정치 뉴스도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지난해 12월엔 윤석열 징계위원회를 6차례나 보도하기도 했다. 윤석열 징계위가 열릴 예정이다, 연기됐다, 열렸다 이런 식의 뉴스를 굳이 KBS청주 뉴스7에서도 볼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런 뉴스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전국뉴스 편성의 의미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 것일까 하는 점이다. 지역민이 꼭 알아야 하는 전국뉴스도 있을 수 있고, 전국적인 이슈에 지역인사들이 관련되어 있을 수도 있다. 지역의 관점에서 바라본 전국뉴스의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면 굳이 지역에 주어진 40분에 40% 분량을 전국 뉴스로 채우는 게 과연 자율편성 의미를 잘 살린 것인지 평가해봐야 한다.

'무슨 일 이슈' 뉴스 이해를 돕다
 
 KBS청주 뉴스7 꼭지별 뉴스 횟수
ⓒ 이수희
 
KBS청주 뉴스7에서는 '무슨 일 이슈'와 '대담한 7'이라는 인터뷰 꼭지도 기획했다. 무슨 일 이슈에서는 관련 현안에 대한 전문가 등을 초대해 인터뷰했고, 기자들이 직접 출연해 해당 사안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무슨 일 이슈는 총 47회 방송됐는데 6월에 14회로 가장 많았고 12월엔 1회 밖에 없었다.

코로나 상황과 관련해서도 KBS뉴스 7은 '무슨 일 이슈'를 통해 코로나19로 문 닫은 어린이집, 의료 시설 대비책, 마스크 수급대책, 교육계 대비상황 등을 묻기도 했고, 재난 피해 상황이나 과수화상병 피해 실태 등에 대해 전문가나 기자들이 출연해 상황을 설명해줬다.

'대담한 7'을 통해 총선 후보들을 만나 정책에 대한 질의를 한 점 등은 유익했으나 지방자치단체장을 차례로 초대해 인터뷰했는데 '대담한'이라는 제목에 걸맞은 날카로운 질문을 하지 못했다.

오롯이 지역 콘텐츠로 지역주민의 삶을 담아야

KBS청주 뉴스7에서는 보도기획 K, 화제현장 이곳, 화제현장 E-사람 등 기획 꼭지를 보도하고 있다. 이들 기획 꼭지는 모두 5분여 정도의 길이다. 보도기획 K는 좀 더 심층적인 탐사 보도로 보통 리포트의 배가 넘는 분량이다.

보도기획 K에서는 쓰레기투기, 불법주차, 주차난 등을 다루기도 했고 민식이법 시행 이후를 후속 보도하기도 했다. 또한 친일 재산 환수 등 역사적 문제와 충북의 문화유산을 다루었고, 태양광 사업이나 자치연수원 등 갈등 현안도 다뤘다. 2020년 보도한 보도기획K에서는 사회고발성 보도들이 주로 많았다. 올해는 사회고발성 보도 외에도 권력감시를 위한 보도에도 충실해주면 좋겠다.

화제현장 이곳, E-사람은 마치 미니 다큐를 보는 느낌이다. 지역 곳곳의 이야기를 잘 담아내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의미 있는 꼭지이다. 두 꼭지 외에 다른 보도들에서도 지역주민의 삶을 들여다보았으면 한다.

KBS뉴스7은 지난해 12월 31일 "'균형발전시대 선도'…'뉴스7' 출범 첫해 평가와 과제"라는 보도에서 출입처 중심 기사에서 벗어나 지역 현안을 심층 탐사보도해 뉴스의 품질과 다양성을 제고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출입처 중심에서 벗어났다고 자평하기엔 부족하다. 출입처 중심의 보도, 기존 관행적인 리포트 방법 등에서도 변화를 주었으면 한다.

지역에서 또 다른 차별 만들어지지 않게

KBS청주 뉴스7에서는 '여기는 충주'라는 코너를 통해 충주국 소식을 전한다. 그렇다면 다른 시군은 또 제외되는 것인가 생각할 수도 있다. 화제현장 이곳 등을 통해 종종 타 시군 이슈가 자세하게 다뤄질 때도 있다. 그렇지만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취지에 걸맞은 지역별 뉴스 배분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전국뉴스 나가고 지역뉴스를 하더니 청주뉴스 나가고 충주뉴스 하는 식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아닐까 싶어서다.

KBS청주 뉴스7에 거는 기대는 여전히 높다. 지역의 현안들을 심층적으로 보도해주길 바란다.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지역주민의 삶을 담아내는 뉴스로 오롯이 지역의 콘텐츠로 만들어지길 공영방송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가치를 실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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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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