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사형제 폐지" 헌재에 의견 제시..논의 다시 불붙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형제는 그동안 낙태와 함께 대표적 사회적 난제로 꼽혀왔다.
인권위는 3일 "사형제도는 생명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헌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앞서 국제엠네스티와 국제사형제반대위원회, 유럽연합(EU) 등에서 한국의 사형제 폐지에 대한 공식 의견서를 잇달아 헌재에 제출하는 등 국제사회의 지지도 이어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형제 존폐, 헌재 헌법소원 진행 중
11년 전엔 5대4 합헌
1997년 이후 23년째 사형 미집행
정부, 지난해 '사형제 모라토리엄' 찬성
국민 법감정 넘을 수 있을까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사형제는 그동안 낙태와 함께 대표적 사회적 난제로 꼽혀왔다. 낙태죄는 여성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의 꾸준한 요구와 시대상의 변화에 맞춰 올해부터 폐지됐다. 남은 건 사형제다. 사형제는 그간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인권론과 반인륜 범죄를 처벌해야 한다는 인륜론을 놓고 매번 찬반 논란이 가열됐다.
헌법재판소가 사형제 위헌 여부를 연내 결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사형제 존폐 논란의 화두를 던졌다. 인권위는 3일 "사형제도는 생명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헌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생명은 한 번 잃으면 영원히 회복할 수 없고,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라며 "인간의 생명과 이에 대한 권리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으로 국가는 이를 보호·보장할 의무만 있을 뿐 이를 박탈할 권한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형벌의 목적 중 하나인 교화의 측면에서 볼 때 사형은 교육순화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유일한 형벌"이라며 "사형을 대체해 형벌제도가 꾀하는 정책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여러 대체적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2019년 2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사형제와 관련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가 사형제를 다루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다만 가장 최근의 결정조차 11년 전인 2010년으로, 당시 헌재는 사형제 위헌제청신청을 5대 4로 기각(합헌 결정)한 바 있다.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와 종교계 등은 그간 시대가 달라졌고, 사형제 폐지에 대한 공감이 확산된 만큼 올해를 사형제 완전 폐지의 적기로 보고 있다. 인권위에 앞서 국제엠네스티와 국제사형제반대위원회, 유럽연합(EU) 등에서 한국의 사형제 폐지에 대한 공식 의견서를 잇달아 헌재에 제출하는 등 국제사회의 지지도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12월 한국 정부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사형집행 모라토리엄 결의안’에 처음으로 찬성했다.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임을 세계에 선포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사형 집행은 1997년 12월30일 이후 23년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형 선고를 받고도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사형수’는 현재 60명이다. 가장 최근 사형 확정판결이 난 것도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발생한 ‘제22보병사단 총기난사 사건’에서 5명을 살해하고 7명을 다치게 한 임도빈 병장에 대해 2016년 대법원의 사형 확정 판결이 나왔다. 이후 2019년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의 범인 안인득(44)이 1심에서 사형 판결을 받았으나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대법원 확정 판결이 이뤄지면서 사형수 수는 그대로 유지 중이다.
하지만 사형제 폐지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국민 법 감정은 줄곧 사형제 존치에 무게를 뒀다. 2019년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사형집행 찬성이 51.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사형집행은 안 하되, 제도 자체는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도 37.9%였다. 최근 ‘정인이 사건’과 ‘당진 자매 살인사건’ 가해자를 사형에 처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각각 5만여명, 26만여명이 동참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돈 많아도 한남동 안살아"…연예인만 100명 산다는 김구라 신혼집 어디? - 아시아경제
- "일부러 저러는 건가"…짧은 치마 입고 택시 타더니 벌러덩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10년간 손 안 씻어", "세균 존재 안해"…美 국방 내정자 과거 발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핸들 작고 승차감 별로"…지드래곤 탄 트럭에 안정환 부인 솔직리뷰 - 아시아경제
- 진정시키려고 뺨을 때려?…8살 태권소녀 때린 아버지 '뭇매'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