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넷 중 한 명은 채용 취소·연기..대기업서 1만3000명 감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구직자 네 명 중 한 명은 채용이 취소되거나 미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의 고용이 1만3000명 가까이 줄었다는 통계도 나왔다.
3일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지난해 구직자(3028명)의 25.4%가 채용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경험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여러 유무형의 피해를 봤는데 ‘다른 기업에 지원할 기회를 놓침’(38%, 이하 복수응답)을 첫 번째로 꼽았다. ‘좌절감과 스트레스로 질병에 시달림’(30%), ‘아르바이트 등 급하게 돈을 벌게 됨’(28%)이 뒤를 이었다.
기업이 채용 취소나 연기 사유를 알려 준 경우는 76%였다. 기업들은 ‘입사 일정이 무기한 연기돼서’(38%), ‘기업 경영 상황이 나빠져서’(35%), ‘기존 인원도 감축 예정이어서’(25%) 등의 이유를 들었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구직자들은 이러한 회사의 행태에 대해 절반 넘게 이해는 하지만 억울하다던가, 전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런 고용 한파로 국내 500대 기업의 국민연금 가입 근로자 수가 지난해 1만3000명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해와 2019년의 국민연금 가입자 수를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가입자는 165만2091명으로 2019년 말(166만4961명)보다 1만2870명 줄었다.
업종별로는 건설·건자재 업종의 감소 규모가 7792명으로 가장 컸다. 반면 정보기술( IT)·전기·전자(3833명)와 유통(3371명) 분야는 고용이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급증하면서 직원을 대거 채용한 쿠팡(1만872명)과 쿠팡풀필먼트(1만828명)에서 2만1700명이나 고용이 늘었다. 삼성전자(3552명)와 한화솔루션(3063명)에서도 많이 늘었다.
그러나 점포를 대폭 줄인 롯데쇼핑(-3248명)과 일부 극장을 폐쇄하고 상영 회차를 줄인 CJ CGV(-2459명)의 고용이 급감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반일 감정에 따른 불매 운동의 여파로 1921명이 감소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월별 고용 인원 감소 폭은 12월이 가장 컸다”며 “코로나 3차 유행의 장기화로 올 1분기 고용 시장에도 충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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