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 포기" vs "벌금내도 고향간다"..엇갈린 설 명절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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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도 고향에 못 갔는데 이번 설에도 부모님 얼굴 뵙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지난달 16일 결혼식을 올린 이모(35·여)씨는 이번 설에 귀성을 포기했다.
친지나 가족 모임을 하지 않는 대신 5인 이하로 여행을 계획하는 설캉스(설+바캉스)족, 귀휴족(귀성 대신 휴가)도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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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식 방문 계획 세우기도
주요호텔·리조트는 만원 사례
대면예배는 되는데 가족모임 안돼
"가족모임, 교회서 하면 괜찮나" 비아냥
일관성 없는 방역대책 도마 위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송승윤 기자, 이정윤 기자] "추석에도 고향에 못 갔는데 이번 설에도 부모님 얼굴 뵙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지난달 16일 결혼식을 올린 이모(35·여)씨는 이번 설에 귀성을 포기했다. 결혼 후 첫 명절이지만 부모님과 친척들이 "고령이신 분도 많은데 굳이 이런 상황에 와야겠느냐"며 귀성을 만류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가족이 방문을 말렸지만 마음 한편이 불편하다"고 했다.
지난해 추석에 이어 올 설에도 '귀포족(귀성을 포기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동하기가 부담스러운 데다가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설까지 이어지면서 가족 모임이 원천적으로 막힌 상황도 한몫했다. 작년과 다른 것은 벌금을 감수하고라도 반드시 귀성하겠다는 귀필족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신재민(37·가명)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연로하신 부모님을 못 뵌 지 1년이나 됐다"며 "아내에 아이까지 데려가면 5인이 넘게 되지만 이번엔 벌금을 내더라도 꼭 얼굴을 뵙고 건강 상태도 체크해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5인을 넘지 않기 위해 형제자매가 부모님 댁에 시간차를 두고 방문하는 '릴레이 식' 모임을 계획 중인 경우도 있다.
친지나 가족 모임을 하지 않는 대신 5인 이하로 여행을 계획하는 설캉스(설+바캉스)족, 귀휴족(귀성 대신 휴가)도 다수다. 설 연휴 기간 전국의 주요 호텔과 리조트는 예약이 벌써 꽉 찬 상태다. 경기·강원권 등 관광지의 유명 펜션이나 글램핑장, 키즈펜션 등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에서도 귀성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 맘 카페 등에는 '남편이 고향 방문을 강행하려 한다' '시부모님의 성화에 결국 내려가게 됐다' 등 귀성과 관련한 고민을 털어놓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직계가족이더라도 주소지가 다르면 5인 이상 모여선 안 된다는 정부 지침이 과하다는 반응도 여기저기에서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2일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코로나19가 재유행할 경우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시행해야 한다고 답한 이들이 85.7%인 반면, 사적 모임이 아닌 가족 간 만남에 대해선 56.1%가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종교시설에서의 대면 예배는 제한적으로 허용되는데 가족 모임은 막은 상황을 두고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일각에선 이런 상황을 두고 "온 가족이 교회에서 모이면 괜찮은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직계가족 간 모임까지도 막은 것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비해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조치로 보인다"며 "자영업자 영업을 점점 풀어주는 상황에서 가족 간의 만남을 막는 건 앞뒤도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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