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제3지대 단일화' 승부수.."우리가 A조, 국민의힘 B조"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지대 단일화’ 제안을 3일 수락했다. 이로써 야권 단일화는 국민의힘 경선과 제3지대 후보의 외곽 경선 투트랙으로 진행된 뒤, 막판에 1대1 경선을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 전 의원뿐 아니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 교체에 동의하는 모든 범야권 후보들이 모여 1차 단일화를 이룰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예비경선 A조라면, 국민의힘은 B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단일화에 참여하는 후보들이 동의할 것을 요청한다”며 몇 가지 기준을 내밀었다. 문재인 정권을 심판한다는 단일화 취지에 동의하고, 경선 과정에서 네거티브하지 않고, 경선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며, 승리한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범야권 단일화를 이룬다는 내용이다.
안 대표의 제3지대 단일화 수락은, 오는 3월 4일 최종 후보를 선정하는 국민의힘 경선과 별개로 자신도 여론의 관심을 놓치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안 대표는 국민의힘 경선에 입당 없이 참여하겠다고 제안했다가 퇴짜를 맞았고, 국민의당 일각에서는 “개별 일정 소화만으로는 안 대표를 부각하기 쉽지 않다”는 우려가 있었다.
국민의힘과의 막판 단일화를 ‘3자 대결’(국민의힘 최종 후보, 안 대표, 금 전 의원)이 아닌, 일대일 대결로 좁혀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포석도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3지대 후보들과의 경선에선 안 대표가 월등히 앞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안 대표는 “정권의 무능과 독선으로 나라가 나락으로 굴러떨어지는 일은 저의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웠지만, 국민의힘에도 견제구를 던졌다. 안 대표는 제3지대 단일화 경선을 A조, 국민의힘 경선을 B조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 “야권 후보 적합도 등에서 가장 앞서는 제가 포함되니까 (3지대 경선을) A리그라고 했다”고 밝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약진했다는 결과가 나온 데 대해서는 “이번 선거가 범야권에 굉장히 어려운 선거라는 걸 계속 말 해왔다”며 “단일화를 해야 정권 교체 초석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회견 직후 금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안 대표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안 대표가 말한 조건은 흔쾌히 받아들이겠다. 적어도 설 전에 만나서 서울시민 앞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4일 회동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야권 단일화 그림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국민의힘은 우리 후보를 선출하는 데 주력하겠다”(당 관계자)는 반응이 나왔다. 당내에선 “최종 단일화 국면에선 안 대표의 바람이 꺼지고 국민의힘 후보가 이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중진 의원들은 연석회의를 갖고 단일화 방안을 논의했다.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 후보부터 선출한 뒤 막판 단일화를 한다는 틀에서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뒤 취재진과 만나 제3지대 경선 움직임에 대해 “야권 후보가 단일화 돼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비공개 회의에서 “복잡하게 여겨졌던 야권 단일화 방정식이 훨씬 단순 명료해졌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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