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렉키로나' 오해와 진실..신약 포퓰리즘 [알투바이오-팩트 체크]

양재준 2021. 2. 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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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양재준 성장기업부장]
《편집자주 - 셀트리온의 코로나 항체치료제를 허가와 효과를 놓고 여러 논란이 많습니다.

자세히 보면 결과와 사실 관계는 정확한데, 기시감(한 번도 경험한 일이 없는 상황이나 장면이 언제, 어디에선가 이미 경험한 것처럼 친숙하게 느껴지는 일)으로 인해 논란이 논란을 불러오는 모양새입니다.

알투바이오에서 팩트 체크를 정확히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렉키로나 임상 효능과 효과 논란

신약개발을 하는데 있어 임상시험의 결과를 놓고 성공과 실패를 논할 때 관점은 크게 2가지입니다.

첫째, 효과가 있느냐? (정말 환자에게 효과가 있느냐?-효과성)

둘째, 안전한가? (먹으면 죽지 않고 사느냐? 치료로 인해 또다른 부작용 없느냐?-안전성)입니다.

이 가운데 효과성은 1차 평가지표(주 평가지표) 1개와 2차 평가지표(부 평가지표) 2개를 놓고 판단합니다.

그럼 렉키로나에 대해 팩트 체크하겠습니다. <지난 1월 13일 발표 자료 기준>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유효성 평가 지표를 70점(주 평가 40점, 부 평가 30점), 안전성 평가 지표를 30점으로 보고 판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년이 훌쩍 지난 추억의 어린 시절 대학에서 논술 1번(60점 배점), 서술 단답 주관식형 2개(40점 배점에 1개 당 20점) 분위기는 무얼까?>

▶ 유효성 평가 1차 지표 - 성공 (진실)

제 14일까지 임상적 회복에 걸린 시간 (3.43일 단축)

위약 대비 렉키로나는 전체 환자 3.4일 단축, 중등증 환자(폐렴 동반) 5.1일 단축, 50세 이상의 중등증 환자 6.4일 단축했으며, p-value 역시 0.0084로 유효성 확인.

신약개발에 있어서 p-value < 0.05 이하일 경우 유효성을 통계적으로 인정합니다.

식약처 검증 자문단은 "코로나19 증상에서 회복될 때까지의 시간이 이 약을 투여받은 환자는 5.34일,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는 8.77일 소요돼 이 약을 투여받은 환자가 약 3.43일 정도 빨리 코로나19 증상으로부터 회복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검증 자문단은 "이 약을 투여함으로써 코로나19 증상이 개선되는 시간이 줄어 들었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있어 임상적으로 의의가 있는 결과"라고 판단했습니다.

점수로 치면 40점 만점에 1차 평가지표가 성공했으니 일단 40점 주시죠.

▶ 유효성 평가 2차 지표 - 애매모호 (실패로 볼 수도 성공으로 볼 수도 있는 부분이 있음)

1) 제 28일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입원, 산소 치료요법을 요하거나 사망한 시험 대상자 비율

p-value 0.0418로 통계적 유의성 확보가 어려워서 실패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증 자문단(1차 회의)에서 방향을 제시한 부분이 있습니다.

식약처 검증 자문단은 "이 약을 투여해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또는 산소치료가 필요한 환자 비율이 감소되는 경향은 보였으나, 이번 임상시험에서 이 항목은 임상 증상 개선, 바이러스 감소와 같이 독립적으로 확인하고자 한 것이 아닌 이 항목들을 보조적으로 확인하는 항목이었기 때문에, 임상시험 계획수립 단계에서 해당 항목에 대해 별도로 통계 검증 방법을 정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즉 이 말은 무슨 말이냐 하면, 통계 방법과 검증에 대해 보다 명확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라는 의미입니다. (그것을 임상3상 수행에 반영하라는 의미입니다.)

특히 이 부분이 중요한데 "이 약을 투여받은 환자나 그렇지 않은 환자 모두 사망한 경우는 없어 사망률에 대한 효과를 알 수 없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위약(가짜약)을 투약한 환자에게서 사망자가 없었고, 진짜약(렉키로나)를 투약한 환자에게서도 사망자가 없었다는 의미인데, 이것은 잘 생각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즉, 채점하기 곤란하다는 것으로 0점~15점 마음껏 주십시오.

2) 약물의 작동원리 측정 지표-PK학적 관점 -사실상 실패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와 결합하는 대신 이 약과 결합해 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되는 것을 억제하는 과정이 실제 체내에서 일어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시했습니다.

검증 자문단은 "바이러스 검사결과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되는 시간이 감소하는 것이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지는 않으나, 이 약 투여 후 체내 바이러스 농도를 감소시키는 경향이 관찰됐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바이러스 측정 방법이 표준화돼 있지 않고 시험결과 간 편차가 크다는 시험방법 자체의 한계가 있어 바이러스 음전 소요 시간에 대한 결과가 임상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즉, 열심히 썼는데, 시험 점수는 0점입니다. (하지만, 출석은 100% 했으니 F는 면하게 해줄까요? 라지만, 과감히 0점.)

(이건 셀트리온도 임상3상에서 재고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내년 학기 재수강 모드)

▶ 안전성 지표 - 안전성 확보 (성공)

그렇다면, 이제 안전성 지표를 보도록 하죠.

검증 자문단은 "대체로 경미하거나 중등증 정도의 이상사례가 발생했으나, 이 약을 투여받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할 때 유사한 비율이었으며,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이상사례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30점 안전성 만점에 30점 주셔도 무방합니다.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도 접종 후 사망자 논란이 많은데, 렉키로나는 없다고 하니까요.)

그렇다면 최종 점수는 70점~85점으로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짠돌이라고 생각하시면 1차 평가지표와 안전성 평가 지표 배점을 낮춰도 10점씩 깍아도 60점~75점 정도 사이는 되겠습니다.)

● 다음으로 '언론플레이와 오남용 문제' 입니다.

1. 셀트리온이 언론 플레이가 많았다? - 대체로/아주 공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너무 언론에 앞선 얘기를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런데 셀트리온이 창업한 초기 2002년 이후 작은 바이오벤처가 얼마나 회사를 알리기에 백방 노력을 했겠느냐의 역사를 살펴보면 십분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셀트리온과 처음 제가 만난 게 2007년~2008년쯤 되니.. 말같지 않은 내용 발표한다고 간담회도 오라고 하고 자료 꼭 챙겨달라고 한 게 없었다고는 얘기할 수 없습니다.

조금 회사가 커지고 주목받으니 공매도에 지긋지긋하게 시달리고, 초창기에는 셀트리온이 무슨 바이오의약품(바이오시밀러) 한다고 무시하고 그런 히스토리를 생각하면 이번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입니다.

지난 2010년쯤인가 당시 신종플루 유행이 지난 후 서정진 회장이 독감치료제(코드면 CT-P22)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었습니다.(당시 간담회 회상을 하자면 말이지요.)

그때 타미플루가 처방제로 투약되어 종료되는 시점이었고, 당시 다들 타미플루가 있는데 하는 반응에 서정진 회장은 "초기 개발에 200억원 정도 비용이 드는데, 실패해도 경영자 입장에서 이것은 해볼 만 하다"고 얘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난해 초 서정진 회장이 항체치료제 개발하겠다고 선언하자 다들 또 언론플레이한다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과거 독감치료제 개발 선언, 중단, 그리고 당시 얻은 항바이러스 플랫폼 개발에 대한 값진 결과를 고려하면 저 역시 반신반의했던 게 사실입니다.

지난 해 5월 조용히 셀트리온에서 오프더레코드(Off the record)를 전제로 몇 가지 얘기를 들었기에 더 이상 얘기는 못함.

조그마한 바이오텍(20년 전)으로 회사를 알리기에 백방으로 노력하고 조그마한 잘못 된 뉴스에도 회사가 쓰러질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이 아직도 변함없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셀트리온은 주주와 투자자들은 물론 이제는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했기에 어나운스(announce) 또한 '절제의 미'가 더해질 필요하다고 생각은 듭니다.

물론 정부에서도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해서 정세균 국무총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셀트리온 공장을 방문했죠.

의사협회도 셀트리온에 코로나19 치료제 정치화하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팩트는 정확히 얘기하시죠.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얼마나 칭찬을 받았나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착공식에도 가셨죠?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수첩에도 나왔죠?

저 역시 과거 셀트리온에서 전담 마크맨(지금 셀트리온 고위 경영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렉키로나는 아무리 마케팅과 홍보를 해도 처방은 의사(전문의)가 내립니다.

어느 중소기업을 경영하시는 분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갑질)에게 터져, 소비자(블랙 컨슈머)에게 터져, 정부에게 터져, 투자자(주가 하락)에게 터져...그래서 매일 코피쏟는다"고 합니다. (여기에 셀트리온은 공매도 세력 추가요!)

2. 렉키로나=발기부전 치료제?(오남용 문제)

지난 주 개최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법정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바로 '렉키로나'의 오남용 문제였습니다.

(궁시렁궁시렁) "아무도 이 내용 모르데요!"

무슨 말이냐면, 렉키로나는 경증과 중등증(중증과는 또다른 용어)을 위한 치료제입니다.

즉, 임상시험 디자인 당시 1) 감기나 두통, 오한, 발열 등 경증이나 2) 폐렴을 동반한 중등증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으로 디자인해서 임상을 수행했습니다.

2) 산소호흡기,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환자나 에크모(인공호흡기만으로는 정상적인 체내 산소 공급이 어려운 중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장치)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의약품이 아닙니다.

중증 코로나 환자 치료제는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가 있습니다.

그런데 중등증과 중증(위중)을 구분 못해서 생기는 오해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약사심위원회에서의 결론부터 보고 얘기하시죠.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는 경증 환자에 대한 이 약 투여의 임상적 의미는 결론을 내리기 어려우며 일부 제한된 환자군에서 사용하는 것을 권고했습니다.

중앙약사위 결론 - 다음 기준에 해당하는 고위험군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성인(만 18세 이상) 환자의 임상 증상 개선

고위험군이라면 고도비만, 당뇨 합병증 등을 가지고 있는 환자를 의미합니다.

왜 이런 결론이 나왔느냐, 이면을 살펴보죠.

초기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대증적 요법으로 처방을 내립니다.

현재 경증 환자 치료는 악화 요인이 없으면 증상 관찰을 비롯해 발열이 될 경우 해열제 투여 등 대증요법(symptomatic treatment, 어떤 질환의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서 원인이 아니고, 증세에 대해서만 실시하는 치료법)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렉키로나의 약값은 약 40만 원선이 예상됩니다.

두통, 해열제인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은 1천 원 안팎입니다.

두통에 발열나는데 40만 원까지 약 처방할 수 있느냐는 의료계에서도 논란이 일겠지요.

(머리가 지끈거리는데 '40만원 주고 약 드실래요' 하면 돌팔이 소리 듣기 좋습니다.)

물론 렉키로나는 코로나 환자의 치료비용은 정부가 100% 부담하고 있기에(일부 구상권 제외) 의사와 환자가 마음만 맞으면 얼마든지 처방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우려하는 위원들이 많아서 고위험군 제한을 뒀다는 게 중앙약심위 설명입니다.(의약품 오남용 장치를 마련한 것이죠.)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감염후 약 3~4일만에 최대치가 배출되는 등 전파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초기에 진단과 치료에 적응 나서야 한다는 게 의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런데 증등증으로 가면 문제가 심각합니다.

폐렴을 동반하고 나중에 심하게 될 경우 폐섬유화증으로 발전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경증부터 적극적인 치료로 렉키로나 처방을 써야 한다는 입장과 중등증부터 쓰는 게 맞다는 입장이 갈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증 환자의 경우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에서 아예 임상시험 디자인부터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일라이 릴리와 리제네론 역시 중증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다고 판단해 임상시험을 중단했었죠.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조기 진단과 치료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성명을 통해 개발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 후보물질(LY-CoV555, 성분 밤라니비맙)의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고도 위험 경증 환자, 중등증 환자 OK!, 중증 환자 누구세요?가 정답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제약사와 바이오기업 가운데 약물재창출 등을 포함해 모든 코로나19 치료제 역시 중증환자(인공호흡기/에크모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은 없습니다.

(궁시렁궁시렁) "셀트리온 갸(제)는 왜 하라는 매출 2조원 돌파, 영업이익 1조원 달성 이런 건 안하고 정치인들과 휩쓸려 놀고 다닌다야!!, 그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꼴 나야!!

제발 정치권분들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관심 좀 꺼주세요! (요즘 SK바이오사이언스도 급관심 모드이기에 걱정)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

양재준 성장기업부장 jjy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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