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팔이도 강경보수도 안돼" 젊은피 오신환이 꿈꾸는 기적
지난 달 29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PT면접에서 객석을 향해 스티로폼 야구공을 던져 이목을 끈 후보가 있었다. 오신환 전 의원이다. “새바람으로 파란을 일으키겠다는 의미”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71년생인 그는 야권 서울시장 후보군 가운데 가장 젊다.
오 전 의원에겐 극적인 인생사가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뒤 한때 대학로를 휘젓던 연극배우였던 오 전 의원은 장동건‧이선균 배우와는 대학 동기, 송강호 배우와는 한솥밥을 먹던 친구다. “최근에도 선균이, 강호 형과 통화했다”며 배우 시절 이야기를 풀어낸 오 전 의원은 “문화예술도 기본적으로 사회참여와 사람에 대해 고찰하는 것이다. 배우 시절이 정치의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기적의 드라마”를 꿈꾸는 그를 2일 만났다.
Q : 당내에선 ‘빅2(오세훈‧나경원)’ 외 후보들이 눈에 잘 안 띈다.
A : 무난하게 뽑으면 무난하게 진다. 선거 과정에서도 혁신을 보여줘서 시민들의 관심과 감동을 불러일으켜야한다. 중도‧청년층에 확장성과 소구력이 있는 참신한 인물들이 경선에서 반전, 기적의 드라마를 써야 한다. 10년 전 인물이 나와선 승리하기 어렵다. 또 나경원 후보가 내세우는 강경보수 가치로 선거를 치르는 건 필패선언이다.
Q : 본경선 4명 안에 들 거라고 보나
A : 4명에 들어가서 일 대 일 토론으로 서울시를 위한 비전을 검증받겠다. 확장성의 한계가 있는 나경원 후보, 중도 사퇴로 책임론이 있는 오세훈 후보가 아닌 왜 새로운 인물 오신환이어야하는지 소상히 말씀드리겠다.
오 전 의원은 최연소 서울시의원으로 정치에 첫 발을 들였다. 19‧20대 국회의원 시절 70년대생 최초로 교섭단체(당시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지냈다. 젊은 정치인답게 이번 선거 공약도 청년자문단과 줌(ZOOM) 화상회의로 발굴했다. 소득 없는 청년에게 매월 최대 54만5000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청년소득+’가 대표적이다.
Q :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청년배당’과 비슷한 개념 같다
A : 소득이 많든 적든 모든 청년에게 같은 금액을 주는 이 지사의 정책과는 전혀 다르다.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에서 일자리를 잃거나 구하지 못해 월 소득이 1인 최저생계비에 미달하는 청년들에게 2년 간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정책이다.
Q : ‘코로나19 영업손실보상제’를 1호 공약으로 낸 이유도 비슷한 결인가
A : 그렇다. 서울시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에게 고정비의 30%, 최대 500만원까지 책임지는 내용인데, 공동체의 필요에 의해 강요된 개인의 희생을 당연히 보상해야 한다. 1월 5일에 제안한 공약인데 2주 뒤부터 민주당에서 같은 얘기로 난리가 났다. 지금 법관 탄핵 얘기하느라 시간낭비할 게 아니라 손실보상법을 빨리 통과시키는 게 민주당이 할 일이다.
Q :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제3지대 단일화’를 제안했다
A : 단일화의 확실성도 높이고, 안 대표 본인이 말하는 야권의 파이를 넓히기 위해서도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안 대표 입장에선 받아들이고, 지르고 가야 된다. 이것까지 거부하면 본인 입장이 협소해질 거다.
Q : 단일화 가능할까
A : 국민의힘에 안 대표가 들어와서 하는 단일화는 끝났다고 본다. 우리 후보가 결정되면 단일화 기회는 한 번 남았다. 다만 선거공학적으로 접근하거나 피로감을 주면 역풍이 불 수 있다.
Q : 상대 후보들은 어떻게 평가하나
A : 박영선 후보는 본인답지 않게 이번에 ‘친문(文)팔이’에 집착하고 급조된 공약을 내더라. 34만호 공공분양을 말했는데 굉장히 비현실적이다. 우상호 후보 역시 16만호를 말했는데 586 운동권의 공통점이지만 모든 시장을 이념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최근 오 전 의원은 당내 경쟁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저격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고 의원은 오 전 시장을 향해 “서울 광진을 주민들 선택도 못 받은 사람”이라고 저격했다.
Q : 본인이 왜 나섰나
A : 꽃가마를 타고 지역구에 갔으면서도 오 전 시장에게 적은 표차로 이긴 사람이 상대방을 그런 식으로 폄훼하고 비하했다. 오 전 시장뿐 아니라 나경원 후보나 저를 포함한 야권 후보들의 경쟁력을 약화하기 위한 의도다. 총선과 서울시장 선거는 별개인데 논리적으로 맞지도 않고 예의도 없는 발언이어서 총대를 멨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 서울, 왜 나냐면=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들에 비해 노출 빈도가 낮은 예비 후보들의 비전과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마련한 인터뷰 시리즈다. 국회의원이나 단체장을 지낸 예비 후보들이 주요 인터뷰 대상이다.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도 3000명 거느린 중국 생불, 재산 345억원 빼돌린 성폭행범
- [배우 언니] '미나리' 윤여정 미국서 난리난 이유? by J팟
- 진중권 "여당, 새로운 적 발명했다···대깨문 달래려 법관탄핵"
- "명품 없으면 인정 못받아"…나이키 만족하던 아들이 변했다
- [정치언박싱] 박영선 "서울 여당 지지 6주만에 역전···박영선 효과라 하더라"
- 법관탄핵 동참 안한 죄···극성 친문, 이번엔 24명 좌표 찍었다
- 썩는데만 400년···마스크 쓰레기, 여의도 17번 덮는다
- "함께 이겨내요 코로나" 30만원 주고 2085% 이자 떼갔다
- 봄의 시작 입춘에 -14도 한파···저녁부턴 최대 15㎝ 폭설
- '진보 상징' 美의원 "나는 성범죄 생존자"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