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샤오미 또 실수하네..AOD 되는 10만원대 '미워치'
대신 만듦새도 10만원대..정체성은 워치-밴드 사이 어딘가에
“스마트워치가 10만원대인데 올웨이즈온디스플레이(AOD)가...진짜 되네”
단돈 3만원 ‘미밴드’ 시리즈로 업계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혁명을 불러일으킨 샤오미가 3일 국내에 처음으로 스마트워치 ‘미워치’를 출시했습니다.
출시 전 약 2주간 제품을 대여해 사용해봤습니다.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샤오미 제품답게 미워치 역시 ‘미친 가성비’가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일단 AOD 지원에 놀랐습니다. AOD는 35만9000원짜리 ‘애플워치SE’에도 빠진 기능입니다. 일반적인 손목시계처럼 화면에 항상 시간을 표시할 수 있는 편리한 기능입니다.
넣어주기 어려운 새로운 기능은 아니지만, 계속 화면을 켜두다 보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 발생하는 ‘번인’(burn in·화면 잔상) 문제에 취약하고, 전력 소모가 심해서 샤오미 미밴드나 삼성전자 ‘갤럭시핏2’ 등 보통 저가형 밴드는 잘 지원하지 않습니다.
미워치는 화면이 어두침침하긴 해도 AOD 기능을 쓸 수 있습니다. 대신 조명이 켜진 실내에서 시간을 볼 때는 꽤 유용하지만, 햇빛이 강한 야외에서는 화면이 잘 안 보여서 손목을 돌려 활성화하고 시간을 보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AOD 지원이 가능한 이유는 ‘힘세고 오래가는 배터리’ 덕분입니다. 미워치 배터리는 420밀리암페어시(mAh)로 2시간 충전하면 최대 16일 동안 쓸 수 있습니다. 실제 완충 후 2주간 매일 사용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았고, 마지막 3일 동안은 AOD를 활성화해 사용했는데도 20% 정도 배터리가 남았습니다.
사실 배터리보다도 가장 마음에 든 건 확 트인 넓은 화면이었습니다. 20만~30만원대 스마트워치를 사자니 기존에 차던 아날로그시계가 있어 부담스럽고, 스마트밴드를 사자니 화면이 너무 작아 불만이었습니다. 착용했을 때 폭이 좁고 화면이 길쭉한 밴드 특유의 느낌도 썩 예뻐 보이지 않아 구매를 미룬 상태였습니다.
미워치는 웬만한 스마트워치 반값 이하 수준으로 저렴해 과격한 운동을 하면서 써도 큰 부담 없이 ‘막 굴릴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게도 32g으로 밴드처럼 가벼워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워치처럼 화면이 넓어 시인성이 뛰어납니다. 스크린 밝기는 최대 420니트(nits)를 지원해 햇빛 아래서도 화면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미밴드5’가 지원하는 운동 종류가 11종에 불과했다면, 미워치는 117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5 ATM 방수를 지원하고, 고가 스마트워치에서나 가능하던 혈중 산소 레벨 측정과 심박수 측정, 수면·스트레스 기록·관리도 다 됩니다.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에는 답장할 수 없지만 내용을 확인하는 알림 정도 기능은 제공합니다. 멜론 등 음원서비스와 연동해 재생, 곡 넘기기 등 간단한 컨트롤도 할 수 있습니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샤오미 웨어’를 사용하면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운영체제(OS) 스마트폰과도 쉽게 연동됩니다. 앱에서 100여종의 워치페이스를 내려받아 질릴 때쯤 바꿔가며 사용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아쉬운 점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0만원대 제품인 만큼 아무리 스마트워치여도 마감 등 만듦새와 제품 완성도에서 고급스러운 맛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손목을 돌려서 시계를 볼 때 반응 민감도를 최대치로 설정해도 10번 중 3번 정도는 화면이 깨어나지 않아 답답할 때가 있었습니다.
잠자고 있는 화면을 손가락으로 터치해서 깨우는 ‘노크온’ 기능이 없어서 손목을 돌렸을 때 화면이 깨어나지 않으면 일일이 우측 물리 버튼을 눌러 깨워야 합니다. 큼지막한 화면에 비해 베젤이 너무 두껍다는 인상도 떨치기 힘들었습니다.
충전기도 아쉬운 요소입니다. 끝이 USB-A로 연결된 자석형 충전기를 기본으로 제공하는데, 말만 자석형이지 포고핀이 맞지 않으면 충전이 잘 안 됐습니다. 애플이나 삼성 제품은 자석 위에 대충 가져다 대면 아무 데나 착 달라붙으며 충전이 되지만, 충전기 자석과 미워치 본체의 극이 맞지 않으면 서로 밀어내면서 달라붙지 않았습니다.
몇 가지 단점만 눈감아줄 수 있다면 미워치는 이 정도 가격대에서 보기 힘든 가성비 스마트워치임이 분명합니다. 워치와 밴드 사이 중간지점에서 정체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운동 기록용으로 고가 스마트워치를 장만하기엔 부담스럽고, 저렴한 스마트밴드는 못생기고 시계답지 않아 구매하기 망설여졌던 사람이라면 지갑을 열기 충분할 듯합니다.
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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