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min] '그랑가사', 경력직 신입의 웰메이드 신작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하루에도 수십 개의 신작 모바일 게임이 쏟아지는 세상이다. 골수 게이머가 아닌 라이트 유저의 경우 출시된 모든 게임을 플레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모바일 게임의 흥행 여부는 30분 플레이 후 판가름 난다고 한다. [30min]에서는 쿠키뉴스가 30분 동안 신작 게임을 플레이하고 받은 간략한 인상 등을 소개한다.
엔픽셀의 MMORPG ‘그랑사가’가 드디어 정식 출시됐다. 이 작품은 사전예약 5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2021년 1분기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특히 지난해에는 쇼케이스와 함께 공개됐던 광고 영상 ‘연극의 왕’을 통해 대중적 관심을 모으기도했다. 아울러 유명 스트리머 '침착맨'과 주호민이 '그랑사가' 개발 현장에 찾아가 모션 캡처로 게임 캐릭터 중 하나인 ‘큐이’의 춤을 만든 것도 주목받았다.
제작사 엔픽셀도 이목을 끌고 있다. '그랑사가'를 만든 엔픽셀의 배봉건, 정현호 두 대표를 비롯한 핵심 개발자들은 '세븐나이츠'를 만든 게임 개발사 넷마블넥서스 출신이다. 스펙이 빵빵한 '경력직 신입'이 보여줄 결과물에 게이머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아직 초반이지만, '그랑사가'의 성적은 심상치 않다. 현재 ‘그랑사가’는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에서 엔씨소프트 '리니지M·2M' 형제, 넷마블의 '세븐나이츠2'에 이어 4위에 올라있다. 애플 앱스토어 역시 최고 매출 4위에 오르며 양대 마켓서 ‘톱4’에 진입했다. 올해 1분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힌 '그랑사가'의 매력은 무엇일까.
▶ 수려한 그래픽과 풀보이스 더빙, 탄탄한 스토리에 몰입도 더했다
최근 출시되는 MMORPG의 문제 가운데 유저들이 공통점으로 지적하는 부분이 있는데, 스토리 라인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랑사가는 적어도 이러한 비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그랑사가는 ‘에스프로젠’ 대륙을 둘러싼 방대한 세계관과 개성 강한 6가지 캐릭터 중심의 몰입도 높은 스토리로 호평을 받고 있다.
스토리의 중심에는 두 명의 캐릭터가 있는데, '라스'와 '세리아드'다. 기억을 잃은 세리아드가 '카르시온'이라는 의문의 강자에게 브로치를 빼앗기면서 내러티브가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흑룡의 위협에 맞서 싸우던 영웅들의 과거를 오버랩하면서, 스토리를 조금 더 풍부하게 만들었다.
주목할 점은 그랑사가만의 독특한 무기체계 시스템인 '그랑웨폰'들의 스토리도 따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의인화된 무기인 그랑웨폰과의 연계와 인연도가 높아질 수록 새로운 능력을 추가할 수 있다. 그랑웨폰의 더욱 세부적인 스토리를 알아갈수록, 위력도 강력해진다는 의미다.
또한 유저들이 스토리에 깊게 몰입할 수 있도록 게임 모든 캐릭터의 음성을 더빙하기도 했다. 성우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로 컷신은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킨다. 세리아드 역을 맡은 송하림 성우는 송하림 성우는 "세리아드는 기억과 감정을 잃어버린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런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라스 역을 맡은 김지율 성우는 "엔픽셀은 캐릭터 하나하나에 애정을 많이 갖고 있다. 인연도와 호감도에 맞춰 연기를 진행했는데 보통 이렇게까지 더빙을 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언리얼4 엔진을 활용한 고퀄리티 애니메이션풍 그래픽도 스토리 몰입도를 더한다. PC와 모바일을 모두 지원하는 크로스 플랫폼의 특성상 모바일 기기에서 그래픽 퀄리티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기에 양측에서 모두 플레이해본 결과 큰 차이점은 없었다.
▶ MMORPG 장비는 무기+방어구+장신구?… 그랑사가는 다르다!
게임마다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MMORPG에 등장하는 장비는 크게 무기, 방어구, 장신구 등으로 나뉘어있다. 전사의 경우 냉병기·둔기에 판금갑옷을 입고, 궁수는 활과 가죽 방어구를 입는다. 마법사는 스태프·완드에 천옷을 입는다.
하지만 그랑사가는 이같이 정형화된 장비체계를 거부했다. 방어구와 장신구가 있지만, 그랑웨폰과 아티펙트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채용했다. 그랑사가의 공간적 배경인 에스프로젠에서 인간들은 여신에게 힘을 받아 자아가 담긴 무기 '그랑웨폰'을 사용해 세계를 지키고 있다.
캐릭터마다 자신의 무기에 부합하는 그랑웨폰을 최대 네 가지 장착할 수 있으며, 범위 공격이나 회복, 상태 이상 방지 등 여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그랑웨폰에 따라 탱커형 캐릭터가 메인 딜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유저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파티를 구성할 수 있다.
아티팩트는 일종의 패시브 스킬 장비다. 그랑웨폰과 마찬가지로 최대 네 가지 아티팩트를 장착할 수 있지만, 그랑웨폰과 달리 모든 캐릭터가 제한 없이 아티팩트를 사용할 수 있다. 상성 피해 증가나 기본 공격 위력 증가 같은 공격형 패시브 스킬부터 체력 증가나 받는 피해 감소 같은 방어형 패시브 스킬까지 다양한 효과가 있으며, 그랑웨폰과 조합해 캐릭터의 장점을 극대화하거나 약점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사용 가능하다.
그랑웨폰과 아티팩트는 C·R·SR·SSR 등 네 등급으로 나뉘어있다. SSR 중에서도 사실상 '히든 SSR' 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상위 등급이 하나 더 있다. 소위 '변신 그랑웨폰'이라 불리는 SSR등급은 뽑기 확률이 0.3% 미만이지만, 그만큼 강력하다.
여기까지 보고 확률형 '갓챠'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게이머도 있을 수 있다. 다만 걋챠를 위한 유료 재화 '다이아'의 획득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우선 계정을 생성하면 일단 SSR 그랑웨폰 하나는 무조건 얻을 수 있는 뽑기권을 제공하고, 챕터를 진행하는 중간에도 상당한 양의 다이아를 제공한다. 실제로 기자는 챕터 2-6까지 진행하는 동안 6번의 뽑기를 할 수 있었다.(10회 기준 3000다이아)
▶ 눈이 즐거운 화려한 스킬 이펙트… 조작감은 글쎄?
'그랑사가'의 전투는 실시간 액션에 기반했다. 유저는 네 개의 그랑웨폰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속도감 있는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각각의 그랑웨폰을 사용할 때 스킬 이펙트는 매우 훌륭한 편이다. 스킬 사용과 타격감 및 피격 동작을 강조했기에 직관성도 뛰어나다.
기자는 불을 사용하는 마법 딜러 '큐이'를 집중적으로 육성했는데, SSR 등급의 그랑웨폰 '텔레미스'를 얻었다. 텔레미스의 액티브 스킬은 메테오 소환이다. 여러 개의 메테오가 떨어지면서 필드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놨는데, 눈이 즐거운 이펙트였다. 해방 스킬 역시 화려하다. 그랑웨폰의 게이지가 모두 차면 각성을 할 수 있는데, 컷신이 재생되며 궁극기를 사용할 수 있다.
캐릭터의 공격 모션도 화려하다. 공격을 하는지 아닌지 확인하기 어려웠던 1차 테스트 당시와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인 셈. 게임의 보는 재미 자체는 조금 더 진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작감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자동전투를 지원하지만, 보스전에서는 수동전투로 직접 콘트롤을 해야 효율적으로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다. 다만 기본 공격, '그랑웨폰' 사용, 캐릭터 변경 등 거의 모든 행동마다 선 딜레이와 후 딜레이가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반부에는 이같은 점이 그렇게 크게 다가오지 않겠지만, 이후 적들이 강력해지면 사실상 맞으며 공격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스킬을 취소하면 딜레이가 감소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30분 플레이 소감
그래픽 : 애니매이션풍의 3D 풀 그래픽은 매우 만족. 그랑웨폰과 아티팩트의 일러스트도 수준급
스토리 : 최근 출시된 MMORPG 가운데 가장 몰입감은 좋았다. 그랑웨폰 호감도를 높이면 볼 수 있는 개별 스토리도 매우 만족
액션 : 스킬 이펙트가 굉장히 화려함. 타격감도 좋다. 다만 스킬의 딜레이가 생각보다 길어 조작감은 조금 아쉬움.
▶ 별점과 한 줄 평(5점 만점)
4.3점. 경력직 신입이 야심차게 보여준 2021년 첫번째 대작. 추가적으로 업데이트가 진행된다면 또 하나의 장수 MMORPG로 거듭날 수 있어 보인다.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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