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굽던 옛 농기구는 잊어라"..ICT 접목해 첨단 기계로 변신
ICT 신기술을 업고 농업기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허리 굽힌 채 일하던 농기구를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귀농인과 60~70대 농심(農心)을 겨냥한 온라인몰과 유튜브 영상까지 등장했다. 1억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농기계에 대한 리스 상품도 나왔다.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문화가 농기계 시장까지 파고들었다는 분석이다.
농기계 시장의 변화는 IT 기술이 주도하고 있다. 제품 카탈로그 확인부터 판매, 원격 점검이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6월 트랙터 온라인 쇼핑몰을 연 LS엠트론이 대표적이다. LS엠트론이 만든 온라인몰에서는 제품 확인과 제품 상담이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LS엠트론 관계자는 2일 “코로나19로 대리점을 찾기 힘들다는 농가가 많아졌다”며 “언택트 마케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온라인몰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트랙터 전 모델의 제원과 디자인 및 편의사양 등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카탈로그도 만들었다. 논·밭·과수원 등에서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트랙터는 농기계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 LS엠트론은 올해 초 잔존가치를 보장하는 트랙터 리스 상품도 선보였다. 5000만원 이상의 고가 농기계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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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터도 원격으로 점검
고가 승용차 뺨치는 최신 기술도 농기계에 적용되고 있다. 국제종합기계는 지난해 5월부터 원격 점검 서비스를 장착한 트랙터를 판매하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트랙터 위치와 가동 상태를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다. 원격으로 각종 소모품 교체 주기와 고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대리점 업무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진영균 국제종합기계 대표는 “서비스 시간이 단축할 수 있어 농가와 대리점 모두에 이익”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장에서 판매되는 트랙터는 멀티미디어 스크린과 원격시동 등 최신 자동차 수준의 기술이 탑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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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60~70대 위한 유튜브 영상
유튜브 마케팅도 농기계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변화다. 농어촌 주축으로 자리 잡은 60~70대의 유튜브 영상 소비가 늘면서 농기계 제조사도 유튜브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귀농인을 출연시켜 농기계를 홍보하거나 홈쇼핑 형식의 영상을 촬영해 홍보한다. 자사 농기계 개발팀이 출연해 최신 기계 작동법을 설명하는 홍보 영상도 있다. 귀농인을 겨냥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귀농인은 매년 1만명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국제종합기계 관계자는 “귀농·귀촌인이 늘면서 국내 트랙터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는 중”이라며 “유튜브를 보고 상품문의가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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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비 팜' 열풍에 한국 트랙터 판매 늘어
한국 트랙터는 하비 팜(hobby farm)에 꽂힌 미국인 사이에서도 인기다. 대동공업의 지난해 북미 시장 소매 판매량(트랙터+운반차)은 1만6000대로 전년(1만1900대) 대비 크게 늘었다. 대동공업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하비 팜 증가에 따라 소형 트랙터 판매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농업기계 수출은 94만4048대로 전년 76만7269대와 비교해 늘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트랙터 수출액은 6억6536만 달러(7435억원)로 전년 6억4033만 달러(7155억원)와 비교해 늘었다. 콤바인·이양기·작업기의 지난해 수출액도 전년보다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부품 수출액은 9629만 달러로 전년(1억3284만 달러)보다 감소했다. 정만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농기계 시장은 2조원 규모로 정체된 시장”이라며 “한국의 강점인 ICT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복합 농기계를 중심으로 수출 전략을 세우면 국내 농업기계 산업의 약점을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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