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 코로나 치명률 韓2.8%, 美1.4%"..53개국 중 43위"
최근 한달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명률이 2.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난 연말 3차 대유행 정점을 지날때 나타났던 의료붕괴의 여파가 2~3주 간격을 두고 사망자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2일 블룸버그통신의 ‘코로나 회복력 순위(The Covid Resilience Ranking)’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53개국 중 12위다. 지난달보다 4계단 내려 왔다. 블룸버그는 매달 주요 국가의 인구 대비 확진자, 치명률, 사망자, 백신 확보율, 봉쇄 강도, 지역 간 이동성 등 11개 항목을 평가해 ‘코로나 시대 살기 좋은 곳’을 꼽는다. 지난해 11월 4위를 차지했던 한국은 3차 대유행 이후 줄곧 순위가 내려가고 있다.
한국의 1월 순위가 떨어진 건 코로나19 백신 확보량, 인구당 접종자 수, 봉쇄 수준 등 다른 지표의 영향이 크지만, 최근 한달간 치명률이 높은 것도 순위 하락 원인 중 하나다. 한국의 ‘최근 한달 치명률’은 2.8%로 53개국 중 43위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는 미국(1.4%)의 2배 수준이다. 비교 대상 중에 한국보다 치명률이 높은 나라는 멕시코(7.5%), 그리스 (6.7%), 이집트(5.1%), 독일(4.4%), 사우디아라비아(4.3%), 폴란드(3.7%), 남아프리카공화국 (3.3%), 이탈리아(3.2%), 오스트리아(2.9%) 등 10개국이다. 최근 한달간 신규 확진자 수로 보면 방역 우등생인 한국은 왜 최근 치명률은 낙제점을 받게 됐을까.
김윤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2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주최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런 점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확진자 수 기준으로 하면 굉장히 적어서 좋은 평가를 받아야하는데도 최근 한 달간 치명률은 2%가 넘어간 수준으로 심지어 우리보다 50배 가량 많은 환자가 매일 발생하는 미국보다도 치명률이 높은 수준이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더라도 그에 따른 사망자 수 증가는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고 본다. 지난 12월 3차 대유행의 여파가 1월에 밀어닥쳤고, 확진자 수는 줄어도 사망자는 계속 늘면서 치명률을 높인 것이란 얘기다. 전병율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 나오는 사망자는 최근 신규 확진자보다는 그동안 누적된 결과물로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윤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3차 대유행 때 의료 상황이 얼마나 좋지 않았는지 보여주는 결과치”라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당시 병상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를 정부가 어떤 식으로 가렸냐면 요양병원에서 감염 확인돼 대기하는 환자들을 병상 대기환자 수에 포함하지 않았는데, 셈만 안 한 게 아니라 제대로 치료도 안 했다. 정부가 ‘대기병상이 충분하다’ ‘병상대기 환자 0명’이다 하고 말할 때도 요양병원 환자를 다른 병원서 받아주지 않아서 숨지는 사례가 상당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토론회에서 “확진 자 수에 너무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라며 “우리가 코로나 대응을 잘하려면 확진자 수에 올인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난 한 해 코로나로 인한 사회ㆍ경제적 피해는 40~50조원 수준 들었을 것”이라며 “그 1/10, 아니 1/100이라도 의료체계에 투자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사회적 비용 낮출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스더ㆍ김민욱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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