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3000명 둔 中생불, 알고보니 345억 빼돌린 성폭행범
10년간 3000명의 신도를 거느리면서 여제자를 강간하고 재산을 갈취한 혐의를 받던 중국의 가짜 '생불'이 25년형을 선고받았다.
2일 CCTV에 따르면 중국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은 여제자를 희롱·강간하고 각종 명목으로 2억 위안(약 345억원)을 갈취한 왕싱푸에게 징역 25년형을 내렸다.
과거에 왕은 교도소 직원이자 기공 사범으로 일했지만, 직장에 무단결근하면서 교도소에서 해고됐다. CCTV는 1999년 중국 정부가 불법 기공조직을 단속했을 때 왕이 기공을 그만두고 생불(生佛) 행세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했다.
왕은 함께 기공을 수련하던 친구 루룽의 도움을 받아 신분을 위조해 생불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루는 항상 왕을 진짜 생불인 것처럼 예우를 갖춰 대해 의심을 피했다. 루는 2016년 인터넷에서 진위 논란이 일자, 왕이 ‘사리사욕을 탐하지 않는 청렴한 구루(스승)’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왕의 일당들은 왕이 ‘연화대(연꽃 모양으로 만든 불상 자리)’에 앉은 모습, 얼굴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 등을 합성한 사진을 유포해 마치 신묘한 힘이 있는 것처럼 꾸몄다.
그러나 왕과 루의 활동에 의구심을 품은 중국의 한 종교 연구센터가 그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왕의 생불 신분은 조작된 것임이 드러났다. 생불 타이틀은 그에겐 돈벌이 수단이었다.
평소 왕은 40년 된 낡은 집에서 사는 검소한 종교인으로 포장했으나 실제로는 1000㎡에 달하는 대규모 별장에서 생활했다.
왕은 또 중국 전역에 부동산 12건을 소유하고 있었다.
CCTV는 그의 별장에서 대량의 종교 물품들과 현금, 금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신도들은 '봉'이었다. 절을 지어야 한다는 명목으로 신도들은 매년 왕의 기부 요구에 시달렸다.
왕은 인터넷에서 100위안(1만7000원)에 산 도자기를 ‘용왕’ 도자기로 둔갑시킨 뒤에 3000~5000위안(86만원)에 팔아 수익을 챙겼다.
왕은 '다단계 판매'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도장을 중국 전역에 개설했다. 3인을 한 팀으로 묶어 신도들이 서로를 감시하고 사취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뜯어낸 돈은 2억 위안(345억원)에 달했다.
왕은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끔찍하게 목숨을 잃을 것이라며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정신적 통제를 했다. 처음에는 심리상담사처럼 신도들을 반기며 일대일 상담을 해주며 자신에게 의존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그에게 세뇌된 신도들은 반항하지 못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왕은 술을 좋아했고 특히 중국 술인 마오타이와 우량예를 많이 마셨다고 한다. 종교인이 술을 지나치게 즐기는 것에 의구심을 품을까 봐 그가 술을 '감로수'라고 발표하자 신도들은 그의 폭음조차 받아들였다고 한다.
여제자들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일도 빈번했다. 고민이 있어 찾아온 여성 신도에게는 "스승의 사랑"이라며 성행위를 강요했다. 이 여제자는 악몽을 꾸는 등 정신 쇠약에 시달렸다.
지난 수년간 왕싱푸에게 피해를 입은 여성 신도가 최소 10명이고, 이 중 8명이 강간, 2명이 성추행당했다는 증거가 확보됐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 사건 피해자 다수는 신고를 꺼리는 특성이 있는 만큼 피해 여성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짓 생불 행세를 하도록 신분증 등을 위조해 주고 옆에서 도왔던 루룽은 왕에게 거액의 돈을 받아 챙겼다. 루룽은 이번에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중국 종교 사무국은 "가짜가 아닌 1300여명의 진짜 생불을 확인할 수 있는 중국 불교협회 사이트가 있다"고 소개하며 불교 신자들에게 "생불을 제대로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서유진 기자·장민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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