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성 목사의 예수 동행] 내게 하는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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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늘 설교에 대한 중압감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준비할 설교가 많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문제는 주님께서 전하라고 확신이 드는 설교가 준비될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매번 '주님이 하셨습니다' 고백할 수밖에 없는 은혜를 경험하고도, 새로운 설교를 준비하려면 염려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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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늘 설교에 대한 중압감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준비할 설교가 많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전해야 한다는 확신이 드는 말씀이 있다면 하루에 열 번 설교해도 기뻤을 것입니다. 문제는 주님께서 전하라고 확신이 드는 설교가 준비될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매번 ‘주님이 하셨습니다’ 고백할 수밖에 없는 은혜를 경험하고도, 새로운 설교를 준비하려면 염려가 많았습니다. 교인들의 영적 갈망이 크다는 것을 느끼기에 더 부담이 컸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이 같은 설교 중압감을 기뻐하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저의 중압감은 설교자로서의 책임감이 아니라 믿음 없는 스트레스였습니다. 부담감이 크다고 은혜로운 말씀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수없이 경험했기에 믿음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주님이 항상 저와 함께하심을 믿는다면 전할 말씀을 반드시 주신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부담감은 기대함으로 바뀌었습니다.
2014년 6개월의 안식년을 마치면서 예상 못한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다시 설교해야 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된 것입니다. 6개월간 설교하지 않았기에 설교 감각을 찾는 것도 어려웠고, 교인들이 안식년을 마친 담임목사의 첫 설교를 많이 기대할 것이란 생각에 더 힘들었습니다. 그때 기도 중에 주님의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설교 잘한다는 말 들으려 설교하지 말라.’
그래서 ‘설교에서 은혜받았다’ ‘설교 잘한다’는 말을 들을 욕심을 버렸습니다. 주님이 전할 말씀을 주시면 설교하고, 주시지 않으면 설교 자리에서 내려오리라 결단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영감을 주시지 않으면 설교 사역을 내려놓겠습니다. 저를 설교자로 쓰실 것이면 계속해서 영감을 주실 줄 믿습니다’ 하고 기도한 후 기다렸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무거운 짐이 사라졌습니다.
그때 주님은 더 중요한 것을 깨우쳐 주셨는데, 제가 하는 설교가 사실은 저 자신에게 하는 설교라는 것입니다. 교인들에게 설교한다고 하니 설교 준비에 혼란이 있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 제게 하시는 말씀을 듣는다 생각하며 설교를 준비하다 보니 애통함이 생겼습니다. 제게 주시는 말씀을 듣고 원고를 작성하는 일은 고통스럽기도 했습니다. 두려웠던 적도, 간절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설교 원고에 기록하는 한 줄, 한마디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상투적 표현이나 농담은 다 빼버리게 됐습니다. 제게 주신 설교를 교인들에게 하는 것이 당황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설교를 준비하는 일은 정말 특별했습니다. 마치 혼자 부흥회에 참석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주님과 동행하는 삶은 설교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습니다. 전에는 ‘아무리 설교해도 교인은 바뀌지 않는다’는 좌절감이 있었습니다. 설교자인 저부터 은혜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믿으라 기도하라 기뻐하라 사랑하라 헌신하라’는 식의 설교만 했습니다. 그런데 주님을 바라보면서 제 설교는 달라졌습니다.
그것은 설교를 잘하게 된 것이 아니라 설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가 먼저 은혜를 누리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설교자가 받는 가장 큰 보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설교하지 않았다면 얻을 수 없었을 은혜를 받았습니다. 사람들이 적게 모여도, 성도들의 반응이 미지근해도, 심지어 제게 돌을 던진다 해도 ‘이런 은혜를 깨닫게 해주시니 충분합니다. 이미 충분히 감사합니다” 하고 고백하게 된 것입니다. 설교가 저를 향한 설교임을 깨달은 다음부터 제 신앙은 상승곡선을 그리게 됐습니다. 매주 저의 신앙을 드러내고 믿음으로 주의 말씀 듣는 일에 도전했기 때문입니다. 설교자는 주님과 동행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는 증인일 뿐입니다. 그렇게 되었으면 충분합니다.
(선한목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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