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1인자 흘라잉, 쿠데타 20일 전 왕이 만났다
흘라잉, 10년 전부터 실력자 군림
4년 전 로힝야족 학살 사건 주범
올 7월 전역 앞두고 권력 장악
미얀마에서 지난 1일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민주 정부를 뒤엎고 권력을 장악한 민 아웅 흘라잉(64) 군 최고사령관에게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BBC에 따르면 흘라잉은 2011년부터 군의 최고 실력자로 군림해왔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미얀마는 인구 5360만 명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 1245달러의 가난한 나라지만 세계 11위인 40만6000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흘라잉 사령관은 2017년 미얀마의 무슬림 소수민족인 로힝야인 학살 사건의 책임자로 국제사회에 이름을 알렸다. 그해 8월 로힝야 반군 조직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경찰 초소를 공격하자 미얀마군은 ARSA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토벌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로힝야 마을이 초토화되고 수천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유엔인권이사회(UNHRC) 조사단은 “미얀마 군부가 인종 청소 의도로 대량학살과 집단 성폭행을 저질렀다”며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그럼에도 군부의 협력이 필요했던 수지 국가고문은 이를 무시하고 흘라잉을 감싸다 ‘민주 투사’ 이미지와 ‘권력’을 동시에 잃게 됐다.
2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미얀마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중국의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11~12일 미얀마를 방문해 수지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더불어 흘라잉 사령관도 면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왕 부장은 당시 흘라잉과 만나 “미얀마군이 국가의 전환 발전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공헌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흘라잉은 대만·홍콩·신장위구르 문제에서 중국 입장을 지지했다.
2016년 임기를 연장한 흘라잉은 오는 7월 전역 예정이었으며 그 뒤 정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집권당이 압승하자 군부의 힘이 약화될 것을 우려해 쿠데타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BBC는 “군부 통치 복귀로 흘라잉은 적어도 1년, 잠재적으로는 더 오래 집권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뒤 수지 국가고문과 각료,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 등 수백 명을 구금했다고 BBC 등 외신이 2일 전했다. 군부는 장차관 24명을 내쫓고 국방·외무 등 11개 부처 장관을 새로 지명해 직접 통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유진·이민정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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