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항쟁의 얼굴, 김종철을 소환하다
가족·지인의 회고 통해 삶 기록
1979년 10월 부산과 마산지역을 중심으로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정권과 맞서 싸운 부마민주항쟁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김종철(1955~1997)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그를 소개하고 그의 주변 선후배들과 벗들의 기억을 통해 부마민주항쟁이 촉발됐던 70년대 시대 상황을 재조명한 『김종철, 그의 시대 그리고 벗들』(사진)이라는 책이 나왔다. 70년대 김종철과 함께 활동했고, 이후 MBC경남 사장을 지낸 박진해(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씨가 각종 자료와 인물 인터뷰를 통해 김종철을 다시 소환했다.
이 책의 중심인물인 김종철은 마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 법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1979년 10월 16일 부산 광복동 시위에 참여하고, 이틀 후인 18일엔 마산 시가지 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가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단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했다. 이후 40대 초반의 나이에 간세포암으로 작고했다.
그는 70년대 중반부터 재경마산학우회의 학술활동과 스터디 모임에 참여했다. 경남양서조합 집현전을 주도하면서 지하유인물을 제작해 마산·창원 일원에 뿌렸다. 그의 삶 속에는 늘 선후배와 벗들이 있었고 그들과의 다양한 공감과 연대 속에서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을 했기에 그의 행적을 살펴보는 작업은 자연스럽게 70년대 마산창원지역의 청년학생운동사의 복원과 연결된다.
책은 김종철의 소년시절과 고려대 신입생 시절을 되새기며 그가 반유신 대열에 뛰어들게 된 계기와 부마민주항쟁의 노도 속으로 합류해 들어가는 과정을 소개하면서 시작된다. 또 부마민주항쟁의 모든 과정을 김종철과 함께한 주대환 등 7명의 회고와 증언을 통해 김종철과 그와 함께 겪어야 했던 70년대 시대적 상황을 되짚어보고 있다. 특히 박진해 이사가 김종철과 함께 활동하며 간직하고 있던 각종 자료와 2006년 발굴된 ‘부마사건 재판기록’ 속 김종철의 조서 등이 책의 밑거름이 됐다.
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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