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생일 즈음에 두 번..'달님께 바치는 노래' 튼 KBS
'수신료 올려 평양지국 개설' 논란
야당선 "직원 46%가 억대연봉"
최근 수신료 인상안(2500원→3840원)을 내놓은 KBS가 북한 평양지국 개설 등에 수십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실이 2일 입수한 KBS의 ‘방송 수신료 조정(案)’에 따르면, KBS는 지난달 수신료 인상안을 이사회에 상정하면서 중·장기 계획안을 내놓았는데 이중 하나가 ‘평양지국 개설 추진’이었다. 관련 연구 용역 등에 28억2000만원을 책정했다. 6·15 남북공동선언과 8·15 광복절을 기념하는 ‘평양 열린음악회’와 ‘평양 노래자랑’을 개최하는 방안도 있다.
KBS는 또 ‘북한 관련 취재 보도 시스템 강화’를 위해 26억6000만원의 예산을 별도로 책정했다. 북·중 접경지역에 순회 특파원을 정례 파견하고 새터민 출신의 전문기자를 채용하는 등의 실행방안이 포함됐다.
박대출 의원은 “KBS가 수신료를 올리기 위해 현 정권의 친북(親北) 코드를 맞춘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입장문을 내고 “방송법에는 KBS의 공적 책임 중 하나로 ‘민족의 동질성 확보’를 규정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의 책무를 자의적으로 곡해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 생일이던 지난 1월 24일 KBS ‘열린음악회’에 엔딩곡으로 등장한 ‘Song to the moon’(달님에게 바치는 노래) 관련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지자 사이에서 ‘달님’으로 불린다. 문 대통령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KBS가 의도적으로 선곡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에 박대출 의원이 최근 5년간 KBS 라디오와 TV에서 ‘Song to the moon’ 음원 사용 여부를 KBS에 요청했더니 돌아온 답변은 5년간 단 두 번이었다. 모두 열린음악회였다. 전파를 탄 시기도 공교롭게 2019년 1월 27일과 2021년 1월 24일로, 첫 방송은 문 대통령 생일과 가장 가까운 방송일이었고, 두 번째는 생일 당일이었다.
지난해에도 ‘Song to the moon’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2020년 5월 당시 진혜원 서울 동부지검 검사는 페이스북에 ‘Song to the moon’ 영상을 공유하며 “김정숙 여사님께서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계시는데도 야한 드레스를 입고 찬가를 부른다”고 적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북에는 인민의 태양이 계시고, 남에는 국민의 달님이 계신다”고 꼬집었다.
KBS는 ‘우연의 일치’라는 입장이지만 KBS 노동조합은 지난달 29일 “(문 대통령 지지자가) 달님 생신 축하 타령으로 온라인을 도배하고 있던 시간에 공영방송 KBS가 열린음악회 엔딩곡으로 ‘Song to the moon’을 연주한다면 그 곡이 아름다운 아리아로만 들릴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KBS는 46.4%가 억대 연봉인데, 대통령 생일날 ‘Song to the moon’을 방송하는 방송국치고는 지나치게 고액 연봉”이라고 썼다.
장주영·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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