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전시' 日지사 퇴출 서명 조작 의혹..수십 만개 '가짜'
지난 2019년 일본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허락했다는 이유로 아이치(愛知)현 지사의 해직을 요구해 온 우익세력이 검찰조사를 받게됐다. 주민들에게 받은 해직 촉구 서명서에서 조작 정황이 발견되면서다.
2일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이치현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지사의 퇴출을 촉구한 서명서 43만5000개 가운데 83%가 무효로 의심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36만2000명분에서 동일한 필적이 발견되거나 선거인 명부에 등록되지 않은 사람의 서명이 나왔다. 나고야, 도요타시 11개 선관위에서는 부정서명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90%에 달했다.
이런 결과에 해직촉구 서명서 상당수가 조작됐으며 오무라 지사를 부당하게 몰아내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선관위는 이번 사건을 형사 고발할 방침이다.
오무라 지사 해직 촉구 서명 운동은 2019년 8월 아이치현 나고야에서 열린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 데 반발해 시작됐다.
유명 성형외과 원장인 다카스 가쓰야와 방송인 등 대표적인 극우 인사들은 예술제 실행위원장인 오무라 지사에게 책임이 있다며 그에 대한 해직 찬반 주민투표 요구 서명 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서명자수는 주민투표 실시 조건인 86만6000명의 절반 수준인 43만 여명에 그쳤다. 지난해 11월 극우 단체는 명부를 선관위에 제출했지만 부정 행위가 있었다는 제보가 잇따르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오무라 지사는 이날 선관위 발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성이 담보되지 못한 사태이자 일본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관계자는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서명 운동을 이끈 다카스 가쓰야 원장은 SNS에서 조작 혐의를 부인하며 법정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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