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수업 중단, 방역 효과 적고 사회적 비용은 엄청나다"
정부가 3월 등교 개학 계획을 밝힌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등교 수업을 중단하는 건 얻는 것보다 잃는게 많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주최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토론회’에서 “학교를 닫으면 방역이라는 측면에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효과는) 매우 적은 반면, 사회적 비용은 엄청나게 크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고, 또 미래에 발생할 비용이기 때문에 외면해 왔던 것”이라며 “전문가들은 작년 초반부터 ‘학교는 닫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굉장히 오랫동안 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방역 정책의 아쉬운 점은 성과만 이야기하고 비용은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면서 “학교를 닫을 때 인적 자원 개발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도 만 18세 이하 소아ㆍ청소년은 나이가 어릴수록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이 낮고, 학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비율도 낮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12세 이하인 초등학생은 학교보다 가족으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대본이 공개한 세계보건기구(WHO) 분석 자료에 따르면 10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 그 이상 연령보다 코로나19 감염의 감수성과 감염력이 낮았다. 감수성이란 질병에 잘 걸리는 정도를 뜻한다. 어린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되더라도 다른 연령보다 상대적으로 감염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다. 세계보건기구 발표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 중 어린이와 청소년의 인구 비율은 29%지만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8% 내외 수준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증상이 경미하거나 무증상 감염이고 전파력도 낮았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분명 WHO에서도 어린이에 대해 등교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어린이 감염병 관리정책 또는 학교정책에도 반영할 부분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해 12월 발표한 논문을 통해 등교수업 중단 조치가 코로나19 전파를 억제하는 효과는 제한적이고, 이로 인한 개인과 사회적 부담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등교수업이 재개된 지난해 5월 1일부터 7월 12일까지 국내 3∼18세 사이의 소아ㆍ청소년 확진자 127명을 조사했더니 학교 내에서 감염된 환자는 3명(2.4%)에 불과했다.
교육부는 오는 3월 유아, 초등학교 저학년, 특수학교ㆍ학급 학생부터 시작해 등교 수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스더ㆍ이태윤 기자 etoil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원전 파일, 낑겨 삭제됐다"는 청와대···하지만 삭제 시간 달랐다
- '아장아장' 생방송 난입…기상캐스터 다리 매달린 아기 정체(영상)
- 할리우드 여배우도 성폭행 당했다…마릴린 맨슨의 끔찍한 짓
- 文 "여건 안돼도 사전 연구부터" 보름뒤 북원추 보고서 등장
- [단독] '달님께' KBS서 이노래 울릴때, 하필 2번 다 문 대통령 생일
- 하루 아침에 미얀마 장악했다…"인종청소 악명" 흘라잉 누구
- 눈폭탄 쏟아진 뉴욕 맨하탄, 속옷만 입고 기타 치는 이남자
- 하정우·주진모 폰 털어 "돈 내놔라" 협박 부부, 2심도 실형
- 장르 파괴 창의성 빛났다…찐 무명 반란 ‘싱어게인’ 10% 돌파
- [단독] 정의용, 집 3채로 시세차 16억원···2채는 살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