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석방 촉구도, 군부 비판도 없다.. 관망하는 중국

권지혜 2021. 2. 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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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미얀마에서 벌어진 군부 쿠데타를 한 발 물러서서 지켜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미얀마 사태를 논의할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미국, 영국 등 각국이 미얀마 군부를 비판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1월 미얀마를 국빈방문해 인프라 투자 등 33개 협의서에 서명한 데 이어 올해 1월 동남아 순방에 나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미얀마를 또다시 찾은 것도 이런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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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통치 시절 거의 유일한 우방
2011년 민선 정부 출범 이후에도 우호적 관계 유지
미얀마 군인들이 2일(현지시간) 행정수도 네피도의 국회의사당으로 통하는 도로를 장갑차로 막고 임시로 설치된 검문소를 지키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미얀마에서 벌어진 군부 쿠데타를 한 발 물러서서 지켜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미얀마 사태를 논의할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미국, 영국 등 각국이 미얀마 군부를 비판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중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미얀마 상황을 지켜보기만 할 것이며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군부 쿠데타로 중국이 미얀마에서 진행하고 있는 각종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겠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중단·지연된 것들이 많아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거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중국 외교부는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미얀마 정세에 대해 “중국은 미얀마의 우호적인 이웃으로서 미얀마 각측이 헌법과 법률의 틀 안에서 이견을 잘 처리하고 정치·사회 안정을 유지하기 바란다”는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외교 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제3국에서 벌어진 사안에 관해 중국 정부 입장을 물으면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는 일이 많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중국은 미얀마 군부 통치 시절 거의 유일한 우방이었다. 미얀마는 오랜 기간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제재를 받는 와중에도 지나치게 중국에 밀착하는 외교 정책은 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 3월 미얀마에 명목상의 민선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중국은 미얀마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연결 고리는 경제다. 중국은 미얀마의 최대 교역국이자 싱가포르에 이은 제2의 투자국이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미얀마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1월 미얀마를 국빈방문해 인프라 투자 등 33개 협의서에 서명한 데 이어 올해 1월 동남아 순방에 나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미얀마를 또다시 찾은 것도 이런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2015년 6월 미얀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끌던 아웅산 수치 여사를 중국으로 전격 초청해 시 주석과의 회동 자리를 마련하는 등 국빈급 예우를 했다. NLD가 그해 11월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던 때다. 수치 여사를 초청한 건 미래 권력자와 관계를 쌓는 동시에 군부 통치 종식 후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미얀마 정부를 견제하려는 다목적 포석이었다. 당시 중국과 미얀마는 양국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미얀마군의 오폭 사건으로 다소 껄끄러운 관계였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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