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금태섭에 "목소리 오랜만에 듣네요" 3지대 단일화 급물살
“목소리 오랜만에 듣네요.”
야권 관계자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일 금태섭 전 의원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이후 금 전 의원이 단일화 논의를 위해 만나자는 뜻을 전하자 안 대표는 “일정을 잡아보자”고 화답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2012년 대선에서 후보와 캠프 상황실장으로 한배를 탔다. 하지만 2014년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공천 문제 등으로 갈라섰다. 그랬던 두 사람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거리를 좁히자 정치권에선 “제3지대 단일화가 급물살을 탔다”는 평가가 나왔다.
금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출마 선언에서 “제3지대 경선을 하자”고 안 대표에게 제안했다. 3월 4일에 결판이 나는 국민의힘 경선과 별개로 제3지대 후보들끼리 단일화 경선을 치르고, 마지막에 국민의힘 후보와 맞붙자는 이른바 ‘계단식 야권 단일화’ 구상이다. 두 사람의 회동은 4일로 예정돼 있다.
양 측이 제3지대 단일화에 적극적인 건 실보다 득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 경선에 당적 없이 참여하겠다고 제안했다가 퇴짜를 맞은 안 대표는 여론의 주목을 받을 정치적 이벤트가 절실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금 전 의원과의 단일화는 중도, 보수의 결합을 넘어 일부 진보층의 표까지 잠식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안 대표, 금 전 의원이 막판에 맞붙는 ‘3자 단일화’보다는 미리 두 사람이 단일화를 이룬 뒤 양자 대결을 치르는 게 안 대표에게 유리하다는 판단도 깔렸다. 다만 국민의당 일각에선 “체급 차이가 나는 금 전 의원과 1대1 구도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반대 여론도 있다고 한다.
금 전 의원 역시 주목도를 높일 기회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민주당을 탈당해 주목받았던 금 전 의원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좀처럼 두각을 내지 못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와 서울시의 각종 현안에 대해 매주 한 번씩만 토론을 해도, 유권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외부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는 “야권 단일화가 단순하고 명확하게 정리되고 있다”(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야권의 유력 주자들은 이날 교통, 문화계 공략에 나섰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서울 강서구 방화차량기지를 방문해 소독 기구를 메고 지하철 방역 작업을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문화·예술계 종사자와 간담회를 가졌다. 오 전 시장은 “대형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했고, 안 대표는 “재난지원금 대상에 공연·예술계를 뺀 것은 아주 잘못된 정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힘 공천관리위는 이날 “우리 당 보궐선거 후보자들에 대한 모든 제보를 검증한 결과 아무런 근거 없는 의혹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본경선에 나설 서울시장 후보를 5일 4명으로 압축한 뒤, 16일부터 후보 토론회를 연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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