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값 5.8억..文정권 초기 압구정 전세값 추월

김원 2021. 2. 2. 15: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8월 '임대차3법'이 전격 시행된 이후 6개월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평균 7816만원(15.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는 1억 1032만원(23.1%)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5억 8827만원을 기록했고, 가구 수가 가장 많은 전용면적 84㎡의 평균 가격은 5억 7049만원에 달했다. 중앙일보가 2일 KB부동산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33평형(전용82㎡) 전셋값이 5억 원대 중반이었음을 고려할 때 서울 평균 전셋값이 4년 전 강남 인기 아파트 수준으로 치솟은 것이다. 당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2619만원이었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위 20%(5분위) 아파트 전용 84㎡ 기준 가격(9억 668만원)도 4년 전(6억 1628만원)보다 3억 원 가까이 뛰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본격적으로 뛴 건 지난해 8월 새 임대차보호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부터다. 2017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3년여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7.1% 올랐는데, 최근 6개월간의 상승률(15.3%)과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기존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2년 더 거주하는 경우가 늘면서 전세 매물이 크게 줄어 전셋값이 뛴 것으로 분석한다. 집주인들이 4년 치 보증금을 미리 올려 받으려 한 것도 전셋값 급등 요인이다.

지난 6개월간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강남(15.6%)이 강북(14.6%)보다 더 많이 올랐다. 송파구(20.8%), 은평구(21.3%), 강동구(18.7%) 등의 평균 가격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전셋값 상승세는 수도권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서울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서울과 가까운 경기 지역 등으로 전세 실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처음으로 4억원을 돌파했다.

상승 가격이 5000만원에 도달하는 기간도 점차 짧아지고 있다. 2016년 11월 3억원을 돌파한 수도권 전세아파트 가격은 3년 10개월 만인 지난해 9월 3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반면 4억원을 돌파하는데 걸린 시간은 지난달까지 4개월에 불과했다. 지난 6개월간 경기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뛴 곳은 서울과 인접한 성남 분당구(29.4%), 광명시(28.5%), 용인 수지구(27.3%), 기흥구(26.1%) 등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매매 가격 상승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KB부동산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지난해 9월 처음 10억원을 넘었고, 지난 5개월간 7.7%(9억 8503만 → 10억 6108만원) 상승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일부 지역에서 전세매물이 적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올해는 입주물량이 줄고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전세 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70%를 넘기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도 전세 시장은 불안한 모습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