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 "중국은 미 대선 개입 안했다..트럼프 정책 폐기하라"
"발전모델 수출, 이데올로기 대결 안해" 주장
유학생·기자·공자학원·기업 압박 중단 요구
“중국은 대선을 포함한 미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았다.”
중국의 ‘1호 외교관’으로 불리는 양제츠(楊潔篪) 중앙외사 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중국의 미국 대선 개입설을 부인했다. 1일(현지시간)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National Committee on US-China Relations)가 마련한 ‘양제츠와의 대화’의 화상 연설에서다. 30여 분 분량의 연설은 트럼프 정부의 중국 정책에 대한 강한 비난으로 시작했다. 양제츠 주임은 바이든 정부의 중국 정책 변화를 요구했지만, 중국의 양보나 태도 변화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양 주임은 “중국은 외국에 발전 모델을 수출하지 않으며, 이데올로기 대결을 원치 않고, 미국의 지위에 도전하거나 대신하려 않고, 세력 범위를 나눌 생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계속 발전하는 중국의 발걸음과 인류의 평화와 발전이라는 숭고한 사업은 어떤 역량도 막을 수 없다”며 “미국은 홍콩·티베트·신장 및 중국 주권과 영토 문제에 개입을 멈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국의 기존 정책에 대한 변화는 없다는 메시지다.
트럼프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는 높았다. “과거 몇 년간 미국 트럼프 정부는 극단적으로 잘못된 반중(反中) 정책을 시행했다”면서 “일부 사람이 자신의 정치적 사익과 좁은 편견으로 미·중 관계를 파괴할 수 없다. 역사의 잘못된 쪽에 서서 양국 인민과 대립한다면 필연적으로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신 중국은 구체적인 요구를 열거했다. 양 주임은 “미국 신정부는 중국인 미국 유학생을 괴롭히고, 중국의 미국 내 매체를 제한하며, 공자학원을 금지하고, 중국 기업을 압박하는 등 잘못되고 인심을 얻지 못한 정책을 취소해 양국 각계각층의 교류와 협력을 막는 ‘장애물’을 치우길 희망한다”고 요구했다. 경제도 언급했다. 그는 “경제 문제를 정치화하거나 ‘국가안보’ 개념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양 주임의 연설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 고위 지도자의 첫 미·중 관계 연설로 큰 주목을 받았다. 스콧 케네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전날 “만일 양제츠가 피상적으로 모호한 플라스틱 올리브 가지만 내민다면 똑같은 대응이 돌아갈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밝혔다. 바이든 시대 미·중 관계가 큰 틀에서 ‘트럼프 2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양 주임은 지난해 말 향후 5년간 중국 외교의 주안점을 밝힌 인민일보 기고문에서 “나라와 나라 사이의 짜임새와 구조가 심각한 조정에 직면했다. 역량의 대비가 더욱 균형 잡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미·중간 힘의 역전을 암시했다. 또 대국 외교와 관련해서는 “대국 협조와 협력, 안정적인 대국 관계 구축’을 강조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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