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편해졌어요"..'새해전야' 이연희, 결혼·이적 그리고 성장(종합)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배우 이연희가 다양한 변화 속 기분 좋은 설렘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연희는 2일 오전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영화 '새해전야'(감독 홍지영)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새해전야'는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그린다. 배우 김강우, 유인나, 유연석, 이연희, 이동휘, 천두링, 염혜란, 최수영, 유태오 등이 출연하고, 영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결혼전야'를 연출한 홍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연희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2015)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는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설레고 떨린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좋아해서 출연 제안을 받고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결혼전야’(2013)에 이어 ‘새해전야’에 출연한 이연희는 “사람들이 '왜 또 나왔어?'라고 하지 않을까 우려도 됐다. 전야 시리즈에 한 번 출연한 데 책임감을 느꼈고 부담도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결혼전야’와 여행에 나선다는 콘셉트가 비슷해서 우려도 됐지만, 역할과 처한 상황이 달라서 연기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촬영하고 나서 ‘결혼전야’를 다시 봤는데 풋풋하더라. 전반적인 스토리도 훨씬 잘 이해됐다. 당시에는 공감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는데 다시 보니 이해되고 공감 갔다”고 말했다.
이연희는 극 중 남자친구의 이별통보에 무작정 아르헨티나로 혼행을 떠난 스키장 비정규직 진아 역을 맡아 낯선 아르헨티나에서 만난 와인 배달원 재헌(유연석)과의 풋풋한 청춘의 설렘을 전한다.
그는 “여행을 통해 알게 된 재헌을 통해 과거 상황을 알게 되면서 동질감과 이해심이 생긴다”라며 “여행은 낯선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묘한 매력이 있다. 늘 생활해오던 공간에서 벗어나 나를 모르는 사람들과 더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유연석과 첫 호흡을 맞춘 이연희는 “‘새해전야’ 전에 의류 모델로 함께 촬영했는데 나이스한 배우라고 느꼈고, 함께 연기하면 어떨지 궁금했다”고 전했다.
이연희는 유연석과 아르헨티나의 이국적인 석양을 배경으로 탱고를 추는 장면에 대해 “한 달 반 정도 탱고를 배웠다. 춤을 통해 느껴지는 남녀 사이 감정에 주안을 뒀다. 이후 현지 안무 선생님이 보시더니 화려한 동작을 걷어내고 좀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러면서 “촬영 때 연습한 대로 나오지 않은 거 같아 속상했다. 루프탑 옥상에서 촬영했는데 바닥이 기울어져 있었고, 날씨도 최악이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두 사람은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촬영을 준비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국내에서는 안무 연습하고 대본 리딩할 때만 만났다. 오히려 아르헨티나에서 촬영 들어가기 전에 많은 대화를 나눴다. 테라스에서 함께 고기를 먹으며 이야기를 했다. 평소에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듣던 중 실제 유연석과 재헌이 비슷하다는 걸 알았다. 외국 사람들과도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닮았더라”고 말했다.
이과수 폭포 장면도 인상적이다. 이연희는 “운이 좋았다”며 “평소 같으면 관광객이 몰려 조건이 안 될텐데 오픈하기 1시간 전에 들어가서 촬영할 수 있었다. 1시간 만에 운 좋게 촬영을 마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연희는 지난 1일 ‘새해전야’ 언론시사회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20대를 복기하며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고백한 바. 그는 “20대 때는 아무런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사회생활을 하게 됐다. 사람들과 부딪히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 서툴렀다”고 털어놨다.
“쉬지 않고 일하며 열심히 달렸다. 힘들고 지칠 때도 많았다. 하지만 화도 못 내고 홀로 관계에서 상처를 받으며 마음에 담아왔다. 내 입이 아니라 매니저를 통해 생각을 전하다 보니 오해도 생겼다. ‘저 사람이 나를 이렇게 생각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힘들었다. 낯을 가리고 두렵기도 했는데 이제 한결 편하다.”
최근들어 변화를 겪고 있다는 이연희는 “빨리 30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20대 후반 ‘내가 계속 연기할 수 있을까’, ‘배우가 적성에 맞는 걸까’ 고민을 거듭했는데, 이 또한 내가 주어진 재능이구나 싶다”고 말했다.
이연희는 20대 때 ‘번아웃’을 겪고 극복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20대 중반 일을 열심히 하다 쉴 때가 있었다. 하루는 잠이 안 와서 밤을 새웠는데 답답해서 어딘가 가고 싶었다. 그런데 어디를 가도 날 알아볼 거란 생각에 나가지도 못하겠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이대로 있다가 이상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차를 타고 올림픽공원에 가서 자연을 보고 왔다. 이후 캐리어를 끌고 무작정 일본으로 떠났다”며 “여행을 통해 재충전 하는 편이다. 작품 끝날 때마다 여행을 떠났다. 나의 20대를 생각하며 표현하면 배역과 비슷한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연희는 지난해 6월 비연예인 연인과 결혼한데 이어, 데뷔 때부터 19년간 동행해온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새로운 회사에 둥지를 틀었다. 여러 변화를 어떻게 마주하고 있을까.
남편에 관해 그는 “많이 서포트해준다. 옆에서 응원도 많이 해주고 사회 전반에 이해도가 높아 조언도 많이 해준다. 도움이 많이 된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남편의 신상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언급하기) 조심스럽다”며 “공인으로 연기를 오래 해왔지만, 남편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공과 사를 구별해야 하고 싶다. 친언니와 카페에 가면 언니가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며 내 가족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연희는 “30대에 접어들어 결혼했다. 결혼은 선택일 수도 있고, 일행에 한 번은 거쳐야 할 순간일 수도 있다”며 “새로운 환경이 설레고 그 덕에 마음이 편해졌다. 안정감을 찾아가는 거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큰 변화를 겪었다. 소속사를 옮기며 많이 고민했다. 저를 캐스팅해준 고마운 분들과 헤어지게 돼 아쉬웠지만 제 선택을 존중해줘서 감사하다. 기분 좋은 설렘이 시작된 거 같다. 새로운 곳에서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고민이 많다. 공감하는 스토리를 갖춘 작품을 선택하게 될 거 같다. 새로운 곳에서 많이 인사드릴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 달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속 영화를 선보이게 된 것에 관해 이연희는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길 바란다”라며 “언제 사라질지 모르지만 주어진 상황 속 작은 것에 소중함을 느끼려 한다. 밝은 영화를 통해 위로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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