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쓸 때는 '앞날'을 떠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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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35쪽부터 3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35쪽 첫째 줄에 '그 때야 비로소 실한 몸이 그리워진다'가 나옵니다.
여섯째 줄에 "왜 몸을 바로 가져야 하는가?"라는 월은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으면서 이렇게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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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기자]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35쪽부터 3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 한글 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35쪽 첫째 줄에 '그 때야 비로소 실한 몸이 그리워진다'가 나옵니다. 여기서 '실한'을 빼면 다 토박이말로 되어 있는데 '실한'을 '튼튼한'으로 바꿨으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말집(사전)에 '실하다'를 찾아보면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크게 '다부지고 튼튼하며 알차다'는 뜻과 '실속이 있고 넉넉하다'로 나눌 수 있겠더군요.
그런데 앞의 뜻인 '다부지고 튼튼하며 알차다'의 뜻과 비슷한말이 '튼튼하다'라고 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나날살이(일상생활)에서 '튼튼한 몸'이라는 말도 자주 쓰고 '몸 튼튼 마음 튼튼'이라는 말도 자주 쓰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해 봤습니다.
셋째 줄과 넷째 줄에 걸쳐 나오는 '앞날'이 있습니다. 이 말도 요즘 배움책이나 다른 곳에서는 '미래'라는 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아주 반가웠습니다. 앞으로 '미래'라는 말을 써야 할 때 떠올려 쓰면 좋겠습니다.
넷째 줄에 나오는 '일군'도 반가웠습니다. 요즘 말집(사전)에는 '일꾼'을 대중말(표준어)로 삼아 올려놓았기 때문에 요즘 배움책이라면 '일꾼'으로 썼겠지요. 하지만 이 말도 나날살이에서는 '인부', '근로자', '노동자'라는 말에 밀려 많이 쓰지 않기 때문에 배움책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말이라 안타깝습니다.
다섯째 줄에 나오는 '씩씩하다'도 반가운 말이었습니다. 요즘에는 '일하다'를 꾸미는 말로 '열심히'를 더 많이 쓰기 때문에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옛날에는 이렇게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든지 '씩씩하다'를 넣어 써 봐야겠습니다.
여섯째 줄에 "왜 몸을 바로 가져야 하는가?"라는 월은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으면서 이렇게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요즘 많은 곳에서 '바른 자세 유지'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런 말도 '바른 몸씨 가짐/가지기'로 갈음해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곱째 줄과 여덟째 줄에 걸쳐 '몸씨(姿勢)'라고 써서 '몸씨'와 '자세(姿勢)'가 같은 뜻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말집(사전)에서는 '자세'를 찾아봐도 '몸씨'라는 말이 비슷한말이라는 풀이가 없고 '몸씨'를 찾아도 '자세'와 비슷한말이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몸씨'라는 좋은 말을 살려 우리 모두가 썼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에도 많은 갈침이와 배움이들이 많이 쓰는 '바른 자세'라는 말을 '바른 몸씨'로 바꿔 쓴다면 훨씬 빨리 우리 삶과 가까워지지 싶습니다.
이어서 나오는 "몸씨를 바로 하면 어떤 좋은 점이 있는가?"도 그렇고 36쪽 그림 밑에 나오는 "우리는 어떤 몸씨를 가지는 것이 좋은가?"를 비롯해 그 아래 이어지는 풀이에서 '건강', '물론', '반대', '유쾌'를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쉽게 풀어 써서 좋았습니다.
여덞째 줄에 나오는 '숨쉬기', 열한째 줄에 나오는 '염통', '허파'를 요즘 배움책에서는 '호흡', '심장', '폐'라고 쓴다는 것을 생각하니 '숨쉬기', '염통', '허파'라는 말이 더욱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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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경남신문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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