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현장] 넷플릭스 선택한 '승리호' 배우들 "이렇게라도 관객들과 만나 다행"

류지윤 2021. 2. 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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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 5일 넷플릭스 통해 공개
조성희 감독 "VFX 천문가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낸 우주"

영화 '승리호'가 넷플릭스 시스템 안에서 우주 블록버스터를 구현해낼 수 있을까.


2일 오전 유튜브를 통해 영화 '승리호' 온라인 컨퍼런스가 생중계 된 가운데, 조성희 감독, 송중기, 김태리, 유해진, 진선규가 참여해 개봉을 앞둔 심정 등을 건넸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 한국 영화 최초 우주 SF 장르 영화다. '승리호'는 지난해 여름 개봉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개봉을 미루다 끝내 넷플릭스 행을 선택했다.


조성희 감독은 "10년 전 쯤에 우주쓰레기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로부터 듣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이후 조금씩 아이디어를 다듬어오면서 지금의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승리호'를 만들게 된 이유를 전했다.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조종사 태호 역을 맡은 송중기는 "'늑대소년'을 촬영할 때 '승리호'를 준비하고 있단 이야기를 들었다. 그 때 막연하게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10년 뒤에 제게 제안을 해주셨다. 사실 시나리오를 읽기 전부터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조성희 감독에 대한 신뢰를 표했다.


송중기는 태호란 인물에 대해 "시나리오를 읽고 처음 떠올랐던 단어가 '자포자기'였다. 태호는 삶의 모든 걸 내려놓은 정제돼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당시 촬영할 때 제 마음 상태와 태호가 비슷했다. 이후 태호는 사랑스러운 크루들을 만나며 삶의 끈을 부여잡고 의지를 갖게 된다"고 소개했다.


2011년 '늑대소년'으로 조성희 감독과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송중기는 "감독님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다. 제가 '늑대소년'에서 철수 역을 맡았는데 많은 분들이 '철수는 어떻게 살고 있을 것 같냐'고 물어보신다. 감독님은 저에게 그런 사람이다. 언제나 제자리에 계시다"라고 조성희 감독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조성희 감독 역시 송중기에 대해 "친화력과 리더쉽이 있는 배우다. 실수로 하더라도 그러려니 이해도 잘해준다. 그래서 제가 심적으로 송중기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고 화답했다.


김태리는 과거 우주 해적단을 이끌었던 리더 장선장 역을 맡았다. 김태리는 "처음 감독님을 만나서 보통 선장캐릭터면 어깨도 벌어지고, 운동을 많이한 듯한 모습에 딱 봐도 카리스마가 넘치는 인물이어야 할 것 같은데 왜 나를 캐스팅 했냐고 물었다"며 "감독님이 전형적인 걸 벗어나고 싶어하는 걸 느꼈다. 또 그런 모습이 더 힘이 느껴진다는 말을 해주셨다. 장선장은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신념이 있는 인물이다. 이 신념이 장치로 표현될 수 있게 염두하고 연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승리호'는 국내 최초 우주 블록버스터 장르를 입었다. 광활한 우주를 그려내기 위해 VFX 전문가 1000명이 투입되는 등 공간 구현에 심혈을 기울였다. 송중기는 "한국 최초 우주 영화라서 국가대표란 느낌을 일부러 갖진 않았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같다. 사실 이 부담은 감독님이 제일 크실 것 같다. 저는 설렘과 기대 뿐이다"라고 말했다.


김태리는 "관객들이 SF 장르는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해져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SF 장르가 나오면 어떤 모습일까 나도 궁금했다. '승리호'는 한국적인 영화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승리호' 이후에 나올 SF 영화들도 많이 기대가 된다. '승리호'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힘을 합쳐 촬영을 마쳤다는 점이 뿌듯하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조성희 감독은 "'승리호'는 한국 사람들이 한국어로 대사를 하는 와중에 우주선이 날라다닌다. 이 위화감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 염두해 연출했다"면서 "CG는 슈퍼바이저들이 노력해줬다. 우주 공간에서 물체에 닿는 빛의 느낌을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보일지를 고민했다. 또 우주선 속도가 빠르게 움직이면 가벼워보일 것 같고 느리면 박력 없어보일 것 같아 둘 사이 균형을 맞추는 것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고 설명했다.


CG나 특수효과 많이 들어간 만큼 배우들은 그린 스크린 앞에서 상상력으로 각자 맡은 인물을 그려내야 했다. 김태리는 "유독 상상력이 많이 필요했던 작품이다. 내가 어느 지점에 있는지 자꾸 망각해 감독님에게 여쭤봤다. 초록 배경을 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연기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송중기는 "저는 CG 관련 촬영은 많이 어렵지 않았다. 그만큼 제작진에서 준비를 철저히 해놓으셨다. 오히려 우주에서 유영하는 장면이 처음이라 힘들었다. 우주선 바깥에서 중력을 표현해야 했다. 한번도 찍어본 장면이 아니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유해진은 '승리호' 속 로봇 업동이 역을 맡아 모션 캡쳐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쉽게 할 수 있겠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절차가 복잡했다. 저에겐 신선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면서 "연기를 위해 참고한 캐릭터는 없고 그냥 부딪쳤다. 그게 항상 답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조성희 감독과 배우들은 '승리호'가 영화가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것에 각자의 생각을 털어놨다.


송중기는 "'승리호'가 예정했던 것보다 개봉 연기가 길어졌다. 저희는 상업 예술을 하는 사람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관객들과 어떻게 하루 빨리 만나냐는 것이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만나기로 했으니, 빨리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생각 뿐이다"라고 말했다.


김태리는 "영화관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아쉬운 면도 있다"면서도 "넷플릭스로나마 인사드릴 수 있어 행복하다. 당부드리고 싶은건 집에서 보실 때 사운드를 영화관처럼 크게 키워놓고 보면 훨씬 실감나게 감상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팁을 건넸다.


진선규는 "전세계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게 돼 좋다. 친구네 큰 TV가 있으면 그 곳에 가셔서 불 끄고 소리 키우고 보시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유해진 역시 "190여개국에 동시 공개되는 경험은 처음이다. 즐겁게 보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바랐다.


조성희 감독은 "아쉬움은 없다. 설레고 감사한 일이다. 전세계 많은 나라에서 보게 된 만큼 한국에서 다양한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앞서 '승리호'는 넷플릭스행을 결정하며 스크린과 음향장비가 최적화된 영화관이 아닌, TV, 테블릿 PC, 휴대전화를 통해 감상해도, 우주의 공간과 사운드를 잘 구현해낼 수 있을 수 있을지란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넷플릭스는 '승리호' 제작에 투입된 영상 및 음향 기술이 다양한 환경의 디바이스에서 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5일 공개되는 '승리호'는 한국 최초 우주블록버스터의 신세계를 대중에게 경험시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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