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상원의원 된 느낌" 바이든 대통령, 美 공화 의원과 105분 회담

박병희 2021. 2. 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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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콜린스 상원의원 "매우 생산적인 만남..논의 계속 이어가기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매우 생산적이었다."

미국 공화당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이같이 말했다. 진심이 담긴 말인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상원의원들 간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기부양안 규모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1조9000억달러와 6180억달러. 어쨋든 콜린스 상원의원은 계속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상원의원 10명은 이날 백악관에서 전격 회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공화당 상원의원 10명은 1조9000억달러는 너무 많다며 지난달 31일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날 회담 전 공식적으로 공개된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수정안 규모는 6180억달러였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구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면서 전격 회동이 이뤄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상원의원 10명의 회담은 이날 오후 5시15분께 시작돼 1시간45분 가량 진행됐다. 기자들에게는 회의 시작 전 40초 가량만 공개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시작 전 기자들에게 "다시 상원의원으로 돌아간 느낌"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회담이 끝난 후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회담 내용만 설명했다.

수전 콜린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이미지 출처= UPI연합뉴스]

콜린스 상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1조900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해 세부사항을 설명했고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대안으로 제시한 6180억달러 부양안에 대한 개요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상원의원이 초당적 코로나19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계속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쪽 다 오늘 경기부양 합의안이 도출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며 계속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번주 경기부양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앞서 공화당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이 단순 과반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예산조정권을 동원해 공화당 동의 없이 경기부양안을 통과시킬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민주당은 오는 9일 시작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공판 전에 경기부양안을 처리하려 한다.

민주당의 의도를 감안하면 회담을 계속 이어갈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셈이다. 게다가 양 쪽 입장차는 여전히 커보인다.

블룸버그는 공화당이 제시한 6180억달러 부양안에 대한 세부 내용을 전했다. 공화당은 가정당 지원 규모를 1400달러에서 1000달러로 줄이고 향후 5년간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는 방안을 아예 삭제했다. 1700억달러였던 학교 지원 비용도 200억달러로 대폭 삭감했다. 실업자 지원 비용도 줄이고 주정부와 지방정부를 위한 긴급 지원금 3500억달러도 아예 없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미지 출처= UPI연합뉴스]

다만 블룸버그는 협상의 여지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화당이 코로나19 방역용품 지원, 코로나19 검사, 백신 접종 지원을 위한 비용으로 1600억달러를 포함시키고 회의가 끝난 뒤 공화당 의원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정부에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대통령측 입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회의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광범위한 지원방안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빠른 시간 안에 대규모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부양 규모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 진짜 위험요인이라고도 말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와 이민자 보호 정책을 서로 교환해 각자 목적을 달성한 사례를 예로 들며 대통령과 야당 의원들의 만남이 의외의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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