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퇴사각"..백신 접종 앞두고 사직서의 'ㅅ'까지 써놓은 병원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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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퇴사각'이라는 말도 나와요. 작년만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에서 근무 중인 행정직 및 보안직 종사자들 사이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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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독감 예방접종 때 민원 시달려
접종인원은 코로나가 독감보다 2배 ↑
높아질 업무 강도에 벌써 우려 목소리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송승윤 기자] "벌써 ‘퇴사각’이라는 말도 나와요. 작년만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에서 근무 중인 행정직 및 보안직 종사자들 사이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독감 예방접종 때 시달린 트라우마 때문이다. 당시 부작용 등 여러 여건 탓에 독감 예방접종의 재개 여부가 명확히 결정되지 않으면서 병원 직원들은 야간까지 전화 민원에 응대해야 했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우 전 국민이 접종대상인 만큼 업무 강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퇴사를 고민하는 직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백신이 도입되는 이달부터 11월까지 집단 면역 형성을 목표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행된다. 2분기(5월)부터 65세 이상국민과 사회복지시설 입소자와 종사자부터 백신을 맞고 하반기 중 전국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된다. 예방접종은 250개 권역별접종센터와 1만여개 위탁의료기관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적절한 인원 분배를 약속했다. 하지만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현장의 우려는 예상이 가능하다. 1만여개 기관에서 5000만명을 접종한다고 하면 1곳당 평균 5000명가량을 감당해야 한다. 지난해 독감 예방접종 인원(2300만여명)의 2배를 웃도는 숫자다.
인천지역의 한 병원 행정직 직원 서모(34)씨는 "의료진들은 접종 업무에만 집중하면 되지만, 우리 같은 지원 인력은 사사로운 민원과 동선 관리까지 직접 담당해야 한다"면서 "개인사정을 들이대는 민원과 병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요구까지 이뤄질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서씨는 "주변 직원들 중에서는 본격적인 예방접종이 이뤄지기 전에 퇴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접종 시기와 대상자 분류가 객관성을 갖춰야 현장의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다양한 백신이 시간차를 두고 들어오는 상황인데 개인별 백신 선택권이 부여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로썬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런 불안감이 현장에서 혼란이 불러올 수 있는 가장 큰 부분인데, 어떤 백신을 접종하든 개인이 납득할 수 있게 접종 시기 및 대상 분류가 좀 더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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