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인구쏠림에 지방창업 암울..서울 경제규모, 부산의 5배

김은별 2021. 2. 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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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아 '작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현상은 특히 지방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너도나도 수도권의 대기업 일자리를 찾아 떠나며 지역에 남은 사람들이 줄고, 인구가 감소하면서 내수 여건이 마땅치 않자 창업이 부진해 관련 일자리도 수도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 악화에 중소·중견기업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나지 않으면서 지역 경제는 더 쪼그라들기 때문에 경제격차 확대→수도권 인구 쏠림→창업 부진→지역 경제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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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수도권 창업기업 90만개
전체 창업기업 수의 절반 육박
종사자 수 비중은 56.2%로 더 커
지역 창업기업, 대부분 1인 소규모
고용창출 효과 도심보다 적어
경제규모 벌어지는 악순환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창업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아 '작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현상은 특히 지방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너도나도 수도권의 대기업 일자리를 찾아 떠나며 지역에 남은 사람들이 줄고, 인구가 감소하면서 내수 여건이 마땅치 않자 창업이 부진해 관련 일자리도 수도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 악화에 중소·중견기업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나지 않으면서 지역 경제는 더 쪼그라들기 때문에 경제격차 확대→수도권 인구 쏠림→창업 부진→지역 경제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셈이다.

창업진흥원이 최근 작성한 '창업기업의 생존율 및 고용창출 효과분석'에 따르면 창업 기업(업력 7년 이내) 가운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내 기업 수는 90만3108개(2018년 기준)를 기록했다. 같은 해 총 창업기업 수가 약 187만5000개인데, 절반에 가까운 48.2%가 수도권에서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서울 창업기업 숫자는 36만5000개에 달한다. 반면 부산은 12만6000개(6.7%), 대구 9만1500개(4.9%), 광주 5만7500개(3.1%) 등 지방 대도시의 창업은 수도권에 비해 크게 적다.

자연스럽게 창업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의 수도 지역 간 격차가 클 수밖에 없다. 전체 창업기업 종사자(약 304만1000명) 중 수도권 종사자 비중은 56.2%로 절반을 훌쩍 웃돈다. 부산(6.1%), 대구(4.0%), 광주(2.8%) 등의 창업기업 종사자 비중은 서울(23.4%), 경기(27.4%)와 비교도 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창업기업의 절대적 숫자도 적지만 종사자 비중은 더 작은 것으로 미뤄봤을 때 지방에서 만들어진 창업기업들은 1인, 혹은 초소규모 자영업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지역 경제 규모를 키우거나 일자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효율적 창업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대기업이나 공장들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지역에서는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나지 않아 수도권과 지역 간 경제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부산본부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서울과 부산 간 지역내총생산(GRDP) 격차는 460%(4.6배)로 5배에 가깝게 벌어져 있다. 이예리 부산본부 경제조사팀 과장은 "부산은 서울이나 다른 주요국 2위 도시에 비해서도 주요 경제지표가 부진하고, 청년층을 중심으로 생산연령인구가 줄면서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른 모습"이라고 전했다. 서울로 경제력과 인구가 집중되면서 1·2위 도시 간 경제규모 격차가 크다는 설명이다. 한은이 조사한 주요국의 GRDP 격차는 약 3배(평균 281%) 수준이지만 한국의 경우 약 5배로 26개 국가 중 네 번째에 해당한다. 일본의 1·2위 도시 간 격차는 2.7배, 미국은 1.5배 수준이다.

최근 코로나19 충격에서 기업들이 점차 벗어나고 있지만 지역 간 온도차가 나타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수도권에선 대기업·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충격에서 거의 벗어나고 있지만 지역에선 대기업 공장을 유치한 곳을 빼고는 기업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제조업 업황BSI는 85로, 지난해 12월 코로나19 충격 당시보다 3포인트 올랐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지역 제조업 업황BSI는 부산(57), 대전·충남(77) 광주·전남(76) 등으로 낮다. 한은 관계자는 "지역에서 마땅한 제조업 기반이 없는 데다 비제조업 역시 내수 회복이 더뎌 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지역에서도 울산, 경기지역 등 대기업 공장이 있는 곳이 아니고선 회복 속도가 느린 편"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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