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정상 통화 늦어지는 배경은..낙관론-비관론 오가는 외교가

유인호 2021. 2. 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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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한미 양국 정상 간 전화회담이 늦어지는 것을 두고 외교가에서 우려와 의심 섞인 해석이 나오고 있다.

2일은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 통화한지 6일째 되는 날이란 점에서 아직 예단은 이르다는 분석도 있지만, 한미 양국 정부 간 북한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감지되고 있다는 배경이 우려의 근간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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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하지 않은 靑 "통화 순서 의미없어"
바이든 북핵 문제 입장정리냐, 한미동맹 '미세균열'이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이지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한미 양국 정상 간 전화회담이 늦어지는 것을 두고 외교가에서 우려와 의심 섞인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미동맹에 미세한 균열을 감지하는 시각부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 문제 등에 입장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어서라는 다소 낙관적 분석도 있다.

심상치 않은 한미관계를 우려하는 전(前)자 관점에는 가뜩이나 미국 외교 우선 순위에서 한국이 밀리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먼저 전화통화를 하면서 미국 측을 자극한 것이란 비판적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런 상황과 관련해 일단 ‘조급해 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정상 간 통화가 하루 이틀 늦어진다고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일 "(국가 간) 정상통화 순서는 큰 의미가 없다"며 "물밑에서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미 정상의 통화 시점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통화 시점(1월28일)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그간 미국 정상은 아시아 국가 중 일본 총리와 먼저 통화한 뒤 한국 대통령과 통화했지만 그 시차는 크지 않았다. 2017년 1월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일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회담을 가졌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는 하루 뒤인 29일 통화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소 다로 일본 총리와 먼저 통화를 한 후 5일 후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일은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 통화한지 6일째 되는 날이란 점에서 아직 예단은 이르다는 분석도 있지만, 한미 양국 정부 간 북한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감지되고 있다는 배경이 우려의 근간으로 작용한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해 북·미 혹은 한·북·미 대화를 원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북한의 선제적인 비핵화 조치 후 대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미 NBC방송과 가진 취임 후 첫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진전시키고 북한의 무기에 의해 커지는 문제를 대처하기 위해 정책을 다시 살펴볼 것을 요청했다"며 "추가 제재, 특히 동맹·파트너들과 추가적인 조율과 협력을 포함해 외교적 인센티브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보단 동맹 관계를 통한 협력, 대북 제재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 셈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정상통화 전에 양국간 핵심 이슈를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대북정책, 한미동맹 문제 등 핵심적 이슈의 원칙적 방향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지난달 26일 통화하면서 바이든 행정부를 자극하는 등 한미 간 이상기류 징후가 있다고 지적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중 긴장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조금 더 생각을 했더라면 이 같은 지적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미 외교관계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사이에는 아직 축전이나 전화통화가 오가지 않고 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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