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신 전세' 수도권 평균 4억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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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등을 담은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의 후폭풍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세 매물 부족이 해소되지 않는 데다 신규 계약 때 전셋값을 미리 올려 받으려는 집주인이 늘면서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4억원을 돌파했다.
2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1만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4억원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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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에서 3.5억까지 3년10개월, 3.5억에서 4억까지 4개월
하남시 1년새 55% 이상 급등..2억 이상 오른 단지 수두룩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등을 담은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의 후폭풍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세 매물 부족이 해소되지 않는 데다 신규 계약 때 전셋값을 미리 올려 받으려는 집주인이 늘면서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4억원을 돌파했다. 경기 하남의 경우 1년 사이 전셋값이 55% 넘게 급등했다.
2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1만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4억원을 넘겼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의 3억2264만원과 비교하면 24% 오른 금액이다. 2019년 1월 평균 전셋값이 3억1814만원이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 1년간 상승분이 최근 2년 전체 상승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셈이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16년 11월 3억원을 돌파한 뒤 지난해 9월 3억5000만원을 넘기는 데까지 3년10개월이 걸렸다. 반면 3억5000만원에서 4억원까지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은 단 4개월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전세난이 심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2년 더 거주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시장에 유통 가능한 전세 물량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전·월세상한제 도입으로 재계약 때 보증금 인상률이 최대 5%로 제한되면서 집주인들이 신규 계약 때 전셋값을 높여 이를 보전하려는 움직임도 전셋값 급등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경기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1월 2억5656만원에서 11월 3억1066만원으로 처음 3억원을 넘겼고, 지난달 3억2644만원으로 올라 1년 동안 27.2%(6988만원) 뛰었다. 1년간 경기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하남으로 상승률이 55.8%에 달했다. 실제 하남에는 1년 만에 전셋값이 2억원 이상 오른 단지가 수두룩하다. 망월동 미사강변파밀리에 84㎡(전용면적)는 지난달 29일 6억9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지난해 1월 4억5000만원에서 2억4000만원이나 오른 금액이다. 이어 △용인 기흥구(46.2%) △광명(42.2%) △용인 수지구(41.6%)의 순으로 전셋값 상승률이 높았다. 85.75㎡ 기준으로는 과천이 6억9395만원으로 경기 일대에서 가장 높은 시세를 기록했다. 성남 분당구(6억7831만원), 광명시(5억2318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8827만원으로 6억원에 육박했다. 한강 이남 11개구는 1년간 23.4%(1억3055만원), 한강 이북 14개구는 같은 기간 22.6%(8730만원) 올랐다.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성북구(31.4%)였다. 86.62㎡ 기준 전셋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강남구(10억402만원)로 유일하게 10억원을 넘겼다. 이어 서초구(8억9527만원), 송파구(7억1556만원) 등으로 강남 3구가 1~3위를 차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재계약이 지난해 12월 기준 70%를 넘으면서 매물 잠김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기존 세입자는 혜택을 누리겠지만 전세시장 전체로 보면 동맥경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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