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거짓 토대로 文 공격"..고성·박수 터진 1분45초 연설 [영상]
“요즘 제1야당 지도자들이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다. 야당은 완벽하게 잘못짚었고, 묵과할 수 없는 공격을 대통령께 가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나기 직전에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이후 1분 45초 동안 야당을 맹비난했고, 40분 동안 고요했던 야당 의원들은 이 대표를 향해 고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 대표의 말이 멈출 때마다 여당 의원들이 앉은 자리에선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여당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야당을 직접 겨냥해 비난하는 건 흔치 않은 장면이다. 2018년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여야 협치를 위한 5당 대표 회동을 제안했고, 이 대표 역시 지난해 9월 연설에서 ‘우분투(Ubuntu·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를 언급하며 “여야에 함께 이익되는 윈·윈·윈의 정치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북원추(북한 원전 추진)’ 문건 의혹을 제기하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거짓을 토대로 대통령을 향해 ‘이적행위’라고까지 공격했으면, 무거운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족의 문제에 대해서까지 거짓을 서슴없이 말하고, 거짓을 토대로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국내·외적으로 정치의 신뢰를 손상하며 국기를 흔드는 위험한 일”이라고도 했다.
2018년 정상회담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 대표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 내용도 일부 공개했다. 이 대표는 “그 무렵 주례회동에서 대통령은 저에게 특별히 지시했다”며 “남북정상회담 관련 조치 등에서 유관 부처들이 과속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지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남북관계의 착실한 진전을 원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당시) 국가정보원은 남북관계나 북한의 주요정보를 저에게 보고했다”며 “제가 기억하는 한,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원전은 거론되지 않았다.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한 USB에도 원전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남북관계 구상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 대표는 “바이든 시대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진전되기 바란다”며 “남북관계, 한·미관계, 북·미관계의 선순환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개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며 “야당도 국익을 위한 초당 외교에 함께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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