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주사기엔 식염수만 있었다"..中 코로나 백신마저 짝퉁
홍콩 명보 "위조품은 시노팜 백신"
中공안 "공식 유통 백신 접종해야"
중국 공안부가 가짜 코로나19 백신을 제조·판매한 일당 80명을 체포하고 가짜 백신 3000개를 압수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1일 보도했다.
공안에 체포된 쿵(孔) 씨 등 일당은 미리 식염수가 채워진 주사기를 코로나19 백신으로 속여 비싼 가격을 받고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화사는 베이징과 장쑤(江蘇)·산둥(山東) 공안청의 백신 범죄 전담팀이 위조 백신 제조와 은닉 장소를 적발해 이들이 제조한 가짜 백신 3000개를 전량 압수했다고 밝혔다.
홍콩 명보는 2일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에 적발된 백신이 시노팜(SINOPHRM·國藥集團)이 개발한 ‘아이커웨이(愛可維)’ 위조품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장쑤 쿤산(昆山) 경찰이 정보를 입수해 지하 주차장에서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남성 용의자가 들고 있던 가방에서 증거물을 확보했다. 쿤산 경찰은 심문 과정에서 산둥의 가짜 백신 제조 현장을 파악하고 협동 작전을 통해 조직을 일망타진했다.
시노팜 산하의 베이징생물제품연구소가 개발한 ‘아이커웨이’는 현재 중국에서 유일하게 시판이 허용된 코로나 백신이다. 아랍에미리트·바레인·이집트·요르단·페루·아르헨티나·모로코 등에서 3상 실험을 진행했으며, 중국 이외에 9개 국가에서 긴급 사용을 허가받았고 2개국에서 시판이 허용됐다.
이번 사건은 중국 당국이 백신 접종 속도전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중국 보건 당국은 지금까지 2400만 명이 접종했으며 설 연휴까지 5000여만명 접종이 목표라고 밝혔다.
중국 공안은 가짜 백신 제조와 판매, 불법 행위, 백신 밀수, 접종 과정에서의 불법 의료행위와 백신 접종을 위장한 사기 범죄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면서, 중국 국민에게 공식 경로를 통해 유통된 백신만 접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12월 실시한 전 세계 여론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15개 국가 가운데 중국 국민이 백신 접종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조사대상자 가운데 80%가 가능하다면 백신 접종을 희망했다.
중국에서 가짜 백신은 코로나 백신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8년 7월에는 창춘(長春) 창성(長生)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산둥성에서 25만개 이상의 불량 DPT(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 백신을 판매한 사실이 적발돼 큰 파문이 일었다. 사건 이후 2019년 시행된 개정 백신법에 따르면 가짜 백신을 만들어 판매한 사람에겐 제품 가격의 15배에서 50배에 이르는 벌금을 물릴 수 있고, 규격 미달 제품을 만들거나 판매한 사람은 10~30배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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