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손주 도시락 받아갔는데.." 필리핀 할머니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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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 재개발구역에서 불이 나 다문화 가정의 할머니와 손자들이 숨진 가운데 숨진 이들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숨진 할머니는 손주들을 위해 매일 복지관에서 도시락을 타 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할머니가 손자들의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매일 복지관에서 도시락을 받아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에게 지급된 1인분 남짓의 도시락을 어린 외손주들과 나눠 먹으며 생활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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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 재개발구역에서 불이 나 다문화 가정의 할머니와 손자들이 숨진 가운데 숨진 이들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숨진 할머니는 손주들을 위해 매일 복지관에서 도시락을 타 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오전 3시5분 강원도 원주시 명륜동의 재개발지역 내 한 주택에서 불이 났다. 추위에 켜놨던 석유 난로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인근 주택으로 번졌다. 이 불로 필리핀 국적의 A씨(73)와 초등학교 1학년인 외손녀, 오는 3월 입학 예정인 7살 외손자 등 3명이 숨졌다.
해당 지역은 재개발을 앞두고 오는 9월 철거 예정이었던 지역인 것으로 전해졌다. 좁은 골목길로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은 1시간20여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주택 2채가 모두 타고 2채는 절반가량 탔다. 부상자 2명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숨진 다문화 가정 가족들은 화재 당시 안방에 모여 잠을 자다 변을 당했다. 함께 잤던 아이들의 엄마 B씨(32)는 얼굴과 손 등에 1도 화상을 입고 창문가에 매달려 있다가 이웃 주민들에게 가까스로 구조됐다.
간신히 빠져나온 B씨는 다른 가족을 구조하려 했지만 갑자기 주택 전체가 화염에 휩싸여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B씨의 어머니는 한 달 전 딸의 초청으로 한국에 입국해 외손주를 돌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생활고에 시달렸던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힘든 생활을 해야 했다. 플라스틱 공장에서 근무하던 B씨는 코로나19로 일감이 줄자 3~4개월 전 실직해 실업급여를 받아왔다. 결국, 할머니가 손자들의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매일 복지관에서 도시락을 받아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은 채널A에 “매일 공동체에서 도시락을 얻어다 먹고 다리를 절름거리고 아프다 그러면서…”라고 말했다. 하태화 밥상공동체 사회복지관 부장도 “도시락을 받으러 길 건너오시면서 손 흔들던 모습이 오늘도 눈에 선하다. 참 안타까운 마음이다”라고 했다. 자신에게 지급된 1인분 남짓의 도시락을 어린 외손주들과 나눠 먹으며 생활했던 것이다.
이웃들도 충격에 휩싸였다. “어려운 형편에도 자녀들을 잘 키워보겠다고 애쓰던 가정이었다”고 입을 모은 이웃들은 “할머니와 아이들이 참 예쁘고 착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이번 참사가 아이들의 아빠가 돈을 벌기 위해 중국으로 나간 지 한 달 만에 벌어졌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을 더욱 가슴 아프게 했다. 지난해 12월 12일 출국해 중국에서 용접 관련 일을 하는 남편 C씨는 소식을 듣고 귀국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어머니와 자녀를 동시에 잃은 B씨가 충격에 빠져 제대로 조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감식을 한 데 이어 할머니와 손주들의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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