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 망상, 집착.. 증상들 알아야 '치매' 보살필 수 있다
치매는 인지 기능 저하뿐 아니라 다양한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가족의 삶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치매에 걸리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신경세포 수가 감소하면서 기억 장애를 겪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서 뇌의 전반적인 기능을 통제하는 전두엽이 망가져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강동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아랑 교수는 “관리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생존 기간과 삶의 질이 확연히 달라진다”며 “치매 환자 가족은 증상에 따른 적절한 대처법을 미리 익혀두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정신 문제
망상=치매 환자의 23~50%가 망상을 겪는다. 망상의 유형 중에서도 누군가가 자신의 물건을 훔쳤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족 중 한 사람을 골라서 추궁하는 경우가 많은데, 치매 환자가 이런 망상을 겪는 건 본인이 물건을 둔 곳을 잊어버리고 당황해 남을 탓하기 위함이다. 이때는 물건을 어디 뒀냐며 다그치기보다 함께 찾아보자고 안심시키는 게 중요하다. 물건을 찾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 좋다. 평소에 환자가 아끼는 물건을 따로 보관하는 상자를 마련해주면 도움이 된다.
우울감=많은 치매 환자가 우울증을 겪지만, 의사소통이 어려워서 가족들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식욕이 떨어지거나 무기력한 증상을 보이면 우울증을 의심하고, 환자가 평소 좋아했던 활동을 함께 하는 게 좋다. 가족이 모여 식사하거나, 산책을 하거나, 즐거웠던 일에 대해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우울감을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 환자가 좋아하는 꽃으로 주변을 장식하는 식으로 환기시켜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환각=환자의 절반 정도는 환각을 경험한다. 환각 중에서도 대부분 세상을 뜬 배우자를 보거나 현실에 없는 존재를 보는 환시(幻視)를 경험한다. 환자가 환각을 겪을 때 가족이 이를 부인하면 환자는 혼란을 느낄 수 있다. “아, 그렇군요”라는 식으로 가볍게 받아들이고 넘기는 게 도움이 된다.
불면=자다가 새벽에 깬 뒤 다시 잠들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화장실에 가고 싶거나 목이 말라서 잠에서 깼다가 주변이 어두워서 공포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환경이 조금만 변해도 공포감·불안감을 느끼므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가 처음 잠들 때 옆에 있어 주고, 잠든 뒤에는 방과 거실에 약하게 조명등을 켜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행동 문제
집착=치매에 걸리면 시간과 장소를 인식하는 능력(지남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집착 대상이 잠시만 안 보여도 오랜 시간 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 불안해한다. 주방에서 요리를 할 땐 환자가 거실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고, 환자를 남겨두고 화장실에 가거나 잠시 외출할 때는 시계를 이용해 돌아올 시각을 가리키며 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질문=치매에 걸리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져셔 똑같은 질문을 계속 반복한다. 끈기 있게 환자를 집중시키고 눈높이에 맞춰서 대답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휴대전화를 가리키며 “무엇이냐”고 물으면 “휴대전화다”라고 하는 대신 직접 사용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전화를 걸 때 쓰는 물건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면 환자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성적 행위=많은 치매 환자들이 성적(性的) 행위를 한다. 여기에 과민 반응하면 환자가 위축감을 느낀다. 당황하지 말고 “나는 아들이다”라는 식으로 자신이 누구인지 설명하는 게 좋다. 인지능력이 떨어져 있어서 성적 행위를 시도하는 대상을 젊은 시절의 배우자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아랑 교수는 “바지를 벗거나 성기를 만지는 행동이 모두 성적인 행위만은 아니다”라며 “소변이 마렵거나, 기저귀가 불편한 것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잘 살피도록 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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