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쇼부터 드라마 제작까지..코로나 시대 영화계의 변신
롯데컬처웍스는 드라마 제작까지 발 넓혀
오는 5일 서울 CGV신촌아트레온에선 이색 이벤트가 펼쳐진다. 영화 대신 개그맨 박성호와 신인 코미디언들의 버라이어티쇼가 펼쳐지는 것이다. 상영관 내 스크린과 연계해 화려한 코미디쇼를 펼치는 이 행사는 ‘스탠드업 코미디 쇼그맨’. 2015년부터 전국 각지 공연장에서 다양한 퍼포먼스를 펼쳐온 기획사 쇼그맨엔터테인먼트와 행사를 기획한 CGV는 “고객에게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신인 코미디언에게는 공연의 장을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영화계는 눈길을 끄는 독특한 소식이 날마다 전해지고 있다. 영화관이 이제 단순한 데이트 공간을 넘어 게임과 예술 퍼포먼스 등 문화행사를 즐기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불을 댕긴 건 역시 코로나19다. 위기 속에서 영화 투자배급사들은 영화 만이 아니라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변신의 일선에 서 있는 건 CGV다. CGV는 지난달 16일부터 콘솔 플레이 대관 플랫폼 ‘아지트엑스’를 정식 론칭에 인기몰이 중이다. ‘아지트엑스’는 쉽게 말하면 저렴한 가격에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 콘솔 게임을 즐기는 이벤트다. 플레이스테이션 Xbox 등 콘솔 게임기기와 게임 콘텐츠, 컨트롤러(조이스틱) 등 액세서리를 자체 지참해 예약하면 더 큰 스크린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용 가격은 오후 6시 이전 4인 기준 2시간(설치·준비 시간 30분 별도 제공)에 10만원, 6시 이후에는 15만원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11X6m의 대형 스크린과 고품질 음향 등 영화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선 합리적인 금액이라는 평가다. 실제 전국 34개 영화관에서 시작한 이 이벤트는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던 당시 영화업계에는 영화관 대관 등 단발성 이벤트가 선보였다. 영화관 자체가 ‘셧다운’ 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관객을 불러모으려는 궁여지책이었다. 하지만 팬데믹 1년이 다 돼가는 최근에는 관객 수요를 보다 세분화한 행사들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CGV는 “시 낭독회와 북토크, e스포츠 생중계와 콘서트 생중계 등 특별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앞으로도 계속 선보여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픽사의 ‘소울’이 관객 회복세를 이끄는 가운데 이색 콘텐츠들도 하나둘 스크린에 걸리고 있다. 설 연휴를 맞아 전국 메가박스에는 가수 송가인의 첫 단독 콘서트 ‘가인이어라’ 실황과 미공개 영상, 인터뷰를 담은 ‘송가인 더 드라마’가 상영된다.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웹예능도 영화관에 진출했다. CGV는 지난해 특수 부대 훈련기로 폭발적 인기를 끈 ‘가짜사나이2’의 극장판 ‘토이 솔져스: 가짜사나이2 더 컴플리트’를 선보이고 있다. CJ CGV의 자회사인 CJ 4DPLEX가 기획 단계부터 촬영, 편집에 참여한 콘텐츠로, 스크린X와 4DX, 4DX Screen 버전으로 제작돼 관객이 훈련을 직접 받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코로나19에 산업적으로도 격랑이 일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곽정환 PD를 드라마사업부문장으로 영입했다고 1일 밝혔다. 곽 PD는 앞서 ‘추노’ ‘보좌관’ ‘날아라 개천용’ 등을 연출한 드라마 제작자로서 CJ E&M 프로듀서, 스튜디오엔뉴 감독을 지낸 바 있다.
이 같은 행보에는 드라마 제작에 적극적으로 발을 넓히겠다는 롯데컬처웍스의 의지가 담겨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신과 함께’ 시리즈 ‘해적: 바다로 간 산적’ ‘82년생 김지영’ 등 연간 10여편의 국내영화를 꾸준히 투자·배급해왔다. 지난해 본격적인 드라마 투자를 시작한 롯데컬처웍스는 올해부터 3월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공동제작을 시작으로 수 편의 드라마를 제작하기로 했다.
특히 확장성이 큰 IP(지식재산권)를 발굴해 영화 드라마 숏폼콘텐츠 등 플랫폼에 맞는 여러 장르의 콘텐츠를 개발, 수익모델을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현재 웹툰 ‘유쾌한 왕따’ IP를 활용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추가 드라마를 기획·개발하는 등의 프로젝트를 시도 중이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최근 드라마 사업 확대를 위해 전문 인력을 영입하고 양성하고 있다”며 “곽 PD 영입으로 콘텐츠 경쟁력과 제작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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