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미얀마 사태 안보리 회의 소집..미국·영국 강력 규탄
2016년 첫 문민정부 출범 후 약 4년 만에 미얀마에서 또다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다. 군부는 1년 동안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경을 봉쇄했고 민주화운동을 이끈 아웅산 수치 국가고군은 구금됐다. 국제사회는 우려를 표명하며 미얀마 군부를 규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현지시간으로 2일 오전 긴급회의를 소집해 미얀마 쿠데타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비공개 원격 영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바버라 우드워드 주유엔 영국대사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평화와 안보에 대한 장기적인 위협에 대처하려고 한다”며 “물론 미얀마의 아시아 이웃국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은 이번 쿠데타가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인권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얀마) 라카인주에는 수용소에 사실상 감금된 12만명을 포함해 모두 60만명의 로힝야족이 남아 있다. 그들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고 기본적인 의료·교육서비스도 극히 제한적으로만 접근할 수 있다”며 “이번 사태가 그들의 상황을 악화시킬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두자릭 대변인은 앞서 성명을 내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에 대한 미얀마 군부의 구금 조치를 강력히 비난했다고 전했다. 그는 브리핑에서도 유엔이 미얀마 군부에 의해 구금된 모든 사람의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가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으며 안보리에 현황을 브리핑할 예정”이라고 두자릭 대변인은 전했다.
미국과 영국도 강력히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를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군부의 권력 포기, 억류자 석방 요구와 함께 제재 부과를 강력히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일 성명을 내고 미얀마 쿠데타에 대해 “민주주의 전환과 법치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며 “무력이 국민의 뜻 위에 군림하거나 신뢰할 만한 선거 결과를 없애려고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군부를 향해 권력의 즉각적 포기, 구금자 석방, 통신 제한 해제, 시민을 향한 폭력 억제를 압박하도록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미국은 민주주의 진전을 기초로 수십년간 미얀마 제재를 해제했다”며 “이 진전을 뒤집는 것은 우리의 제재 법률과 권한에 대한 즉각적 재검토를 필요하게 만들 것이고 적절한 조처가 뒤따를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영국도 미얀마 대사를 초치하는 등 외교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영국 외무부는 같은날 성명을 내고 “미얀마 대사를 불러들여 나이절 애덤스 외무부 아시아 담당 부장관이 만났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애덤스 부장관은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주의를 향한 바람이 존중돼야 하고 국회가 평화롭게 다시 열려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애덤스 부장관은 영국이 같은 뜻을 지닌 동맹들과 함께하면서 민주주의가 평화롭게 회복되도록 모든 외교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보리스 존슨 총리도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아웅산 수치를 포함한 민간인을 불법적으로 투옥한 쿠데타를 규탄한다”며 “국민 투표 결과를 존중하고 민간 지도자를 석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외교부도 우려를 갖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미얀마 정세가 유동적임을 감안해 미얀마 내 우리 국민 및 진출 기업의 안전과 권익 보호를 위해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달 29일 현지 체류 국민들에게 긴급 사태 발생 가능성을 공지한 데 이어 이날 외교부 및 대사관 홈페이지에 안전 공지를 올리고 “미얀마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시면서 대중이 모이는 장소 방문이나 불요불급한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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