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머리 날라차기..이래서 해고된 英환경미화원 [영상]
아이 부모가 업체에 알린 뒤 해고
"가혹하다" 동정론에 복직 청원도
영국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던 환경미화원이 아이가 만든 눈사람을 부쉈다가 해고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마치 샌드백을 때리듯 눈사람을 부수는 모습에 '동심 파괴'라는 비난이 일면서다. 하지만 해고까지 한 건 너무 가혹하다는 동정론이 일면서 복직 청원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고 인디펜던트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 청원 사이트 체인지(www.change.org)에는 '환경미화원에게 직업을 돌려주세요'란 제목의 청원까지 등장했다. 이 청원에는 한국시간 1일 오후 기준 6500명가량이 서명했다. 서명에 동참하는 이들은 계속 늘고 있다.
이 환경미화원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영국 헤리퍼드주에 사는 세 살짜리 남자아이는 폭설이 내린 뒤인 지난달 24일 가족과 함께 높이 약 2m에 이르는 눈사람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틀 뒤인 26일 이 눈사람이 망가져 있자 아이는 크게 실망했다.
이에 아이의 부모는 폐쇄회로(CC) TV 영상을 확인했다. 영상에선 쓰레기를 수거하러 온 한 환경미화원이 눈사람을 부수는 모습이 확인됐다. 그는 발차기로 눈사람의 머리 부분을 날려버렸고, 계속 때리고 부숴 결국 눈사람을 망가트렸다. 그 뒤 작업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아이의 부모는 이 환경미화원이 소속된 회사는 물론 지역 의회에 이 사실을 알렸다. 의회 대변인은 "해당 환경미화원은 계약 업체 직원"이라면서 "그의 행동에 매우 실망했다. 다시는 그를 고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해당 환경미화원은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했다.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평소 환경미화원에게 인사하기를 좋아했다"면서 "그런 아이의 눈사람에게 그런 짓을 하다니 매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연이 전해지면서 영국에선 '눈사람을 부순 게 해고 사유인가'를 놓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더욱이 해고된 환경미화원이 곧 아빠가 된다는 개인사도 알려지면서 그를 복직시키라는 목소리도 커졌다.
해당 환경미화원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일을 할 때 눈사람이 방해된다고 느껴서 그렇게 했다"면서 "어차피 녹아내릴 눈을 찼다고 직장을 잃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그는 "이 일에 대해 아이 가족에게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과했으나 나를 차단했다"면서 "나는 곧 아빠가 된다. 먹여 살릴 가족이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의 복직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위험을 감수하며 일했다. 이게 그 대가인가"란 글이 올라왔다. 또 "그를 해고하는 건 매우 부당하다. 그에겐 먹여 살릴 가족이 있다", "눈사람을 발로 찼다고 해고하는 건 과민 반응"이란 의견도 나왔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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