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왜 나냐면③] 김선동 "경선 4강땐 자신 있어..임영웅도 마이크 잡은뒤 떴다"
“험지에서 두 번 승리해봤지만, 이런 어려운 선거는 처음입니다.”
1일 서울 종로구의 선거 사무실에서 만난 김선동 전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 “어렵다”는 말을 유독 많이 했다. 그가 2008년 당선되기 전까지 서울 도봉을은 1988년 이후 20년간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 없는 곳이었다. 그는 그런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네 번 선거를 치러 두 번(18·20대 국회) 금배지를 달았다.
김 전 사무총장은 자신이 험지에서 치른 네 번의 선거보다도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더 큰 장벽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유력 주자들에게만 이목이 쏠린 탓이다. 그런 그에게 물었다.
Q :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않는데.
A : 대중 인지도가 낮다는 약점을 부인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만큼 자기 정치보다는 당을 위해 헌신해온 것으로 봐달라. 여의도연구원장, 서울시당위원장, 원내수석부대표 등 당의 주요 직책을 맡으면서 속된 말로 ‘자기 장사’를 안 했다. 당시 TV 출연도 거절할 정도로 몸을 낮췄다.
Q : 앞으로는 뜰 수 있나.
A : 국민의힘 경선에서 4강(현재 8명) 안에만 들어가면 자신 있다. 후보가 4명으로 좁혀지면 TV토론을 한다. 저에게는 처음으로 시민들에게 나를 알릴 마이크와 무대가 주어지는 셈이다. 가수 임영웅씨도 무명이었다가 무대에 오를 기회를 잡은 뒤에야 비로소 뜨지 않았나.
김 전 사무총장은 이른바 ‘빅3’로 불리는 안철수 대표,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시장을 향해선 “10년 전 ‘박원순 서울’을 만든 원인 제공자이거나 이미 선거를 뛰어본 식상한 분들”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대선판에선 마이너리그에 속했던 후보들이 갑자기 서울시장 후보로 하향 지원해 서울 혁신의 기회를 앗아갔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Q : 세 후보에 할 말 많은 것 같다.
A : ‘안·나·오’는 서울시장 선거에 안 나오면 좋겠다. 서울시를 파탄 낸 박원순 전 시장을 당선시킨 원흉이 바로 안 대표다. 나 전 의원은 인지도가 높은 만큼 ‘안티 세력’도 많아 본 선거에서 리스크가 크다. 오 전 시장은 10년 전 서울시장직을 던지면서 당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Q : 그런데도 세 후보 지지율이 높은데.
A : 지금 여론조사는 그야말로 ‘이름값’ ‘유명세’ 조사다. 후보들이 차고 넘쳐서 일단은 이름이 알려진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실제 선거로 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네거티브 공세에 자유롭고, 정치 역량이 있는 신선한 후보가 막판에 뜰 수 있다.
Q : 서울시의 가장 큰 문제, 무엇인가.
A : 결국 먹고 사는 문제다. 코로나19도, 부동산 문제도 결국 서울시민들의 먹고 사는 일을 어렵게 한다. 만나는 시민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을 제일 많이 한다.
Q : 어떻게 해결할 건가.
A : 집 팔아서 세금을 내야 할 판인 65세 이상 1가구 1주택 보유자의 종합부동산세를 면제하겠다. 또 서울시 최저임금을 시간당 9000원(최저임금위원회가 확정한 올해 최저임금은 8720원)으로 끌어올리겠다. 이를 위해 빌딩세 인상 등을 통한 8조원 규모의 기금을 마련하겠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서울시 지도 한장을 꺼내 보였다. 지난 세 차례의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앞선 자치구는 파란색, 국민의힘이 앞선 곳은 빨간색으로 칠한 지도다. 언뜻 보기에도 강북 지역은 파란 물결이었다. 김 전 사무총장은 “강북에서 바람을 일으키면 야권이 승리할 수 있다”며 “강북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는 제가 ‘강북 바람’을 일으킬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 서울, 왜 나냐면=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들보다 노출 빈도가 낮은 예비 후보들의 비전과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마련한 인터뷰 시리즈다. 국회의원이나 단체장을 지낸 예비 후보들이 주요 인터뷰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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