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통장 5000만원 이상 개설 어려워진다
시중은행 한도액 절반 가량 줄여
고소득 직장인도 시중은행에서 5000만원 이상의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는 게 어려워진다. 시중 은행들이 직장인 등에 대한 신용대출을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마이너스통장의 한도를 대폭 줄이면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3일부터 ‘쏠(SOL) 편한’ 직장인 신용대출과 공무원 신용대출 상품의 마이너스통장(한도거래 대출) 한도를 5000만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기존 한도는 1억원이다. 은행 심사에서 전체 신용대출 한도가 1억원으로 산정된 차주(돈을 빌리는 사람)라도 마이너스통장은 5000만원까지만 개설할 수 있고, 나머지는 일반 신용대출을 이용해야 한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29일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의 한도를 기존 8000만∼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줄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2일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비롯해 고신용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5000만원 깎았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8일 직장인 대상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를 0.1%포인트 올려 최저 금리를 연 3.0%로 상향 조정했다.
연초 들어 마이너스통장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1월 4∼28일(19영업일) 새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은 총 4만3143개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200여개가 새로 만들어진 셈이다. 지난해 12월(하루 평균 약 1000개)의 두 배 수준이다.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안이 나오기 전에 미리 대출받거나 빚을 내 주식 등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을 관리해야 하는 은행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연초부터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가계대출 관리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금융감독원이 가계대출을 지난해보다 5% 이상 늘리지 못하게 요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시중은행의 전체 가계대출은 전년보다 9.73%(59조3977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 등 다른 가계대출은 자연 증가분이 있는 만큼 줄이기가 쉽지 않다”며 “가계대출 증가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결국 신용대출을 조여야 하는데, 이중 마이너스통장은 공모주 투자 등 ‘빚투’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가계대출 관리의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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