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대첩' 이긴 미국개미, 은·암호화폐도 찍었다
은 선물가격 8년 만에 최대 상승
비트코인 값도 이틀새 14% 급등
헤지펀드를 상대로 ‘게임스톱 대첩’에서 승기를 잡은 미국 개미들의 다음 ‘좌표’가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은과 암호화폐다. 개인투자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한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소모임 ‘월스트리트베츠(WSB)’에 은 매수를 주장하는 글이 올라오며 은값이 덩달아 요동치고 있어서다. WSB의 영향으로 암호화폐 가격까지 큰 폭으로 움직이면서 불개미의 기세가 현물·가상화폐 시장까지 번져가는 모양새다.
WSB에 은 매수를 주장하는 ‘좌표’가 처음 올라온 건 지난달 28일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WSB에 가격 변동성이 심한 은에 ‘공매도 쥐어짜기(short squeeze)’를 일으키자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면서 은 선물가격과 은 채굴업체의 주가가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추기 위해 정부와 금융권이 은 시세를 억누르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며 새로운 사냥감으로 은을 겨냥한 모양새다.
실제로 국제 은값(2월 인도분 기준)은 지난달 29일 기준 뉴욕 상품거래소(NYMEX)에서 트로이온스당 26.9 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전날보다 3.82% 상승했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달 31일까지 이어졌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은 매입을 독려하는 해시태그(#실버스퀴즈(#silversqueeze))가 퍼졌다. 이날 CNBC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발 열기가 금속 시장까지 번지고 있다”며 “은 선물 가격이 장 개장 직후 8%가 오르면서 2013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은 생산업체 주가와 펀드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은 채굴업체인 ‘코어 마이닝’의 주가는 하루 사이 16.9% 뛰었다. 또 다른 은 채굴 기업인 ‘판 아메리칸 실버’의 주가는 지난달 29일 14.7%로 큰 폭 상승했다. 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 가격도 지난달 28~29일 6.7%가 올랐다.
암호화폐도 WSB의 다음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게임스톱 공매도 대첩에서 개미들의 편에서 섰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9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 프로필을 ‘#비트코인(#bitcoin)’으로 변경한 뒤 비트코인 가격은 14% 급등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달 31일 암호화폐 가격과 시가총액 등의 시황을 중계하는 미국 ‘코인마켓캡’의 암호화폐 순위 맨 꼭대기에 WSB가 등재됐다. 이는 실제 WSB와 관련된 암호화폐가 발행된 것이 아니라 WSB의 ‘공매도 대첩’을 응원하기 위한 이벤트의 일종이다.
한편 국내 개인투자자도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개인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동학개미와 서학개미, 미국 로빈후드까지 연대하는 ‘케이스트리트베츠(KSB: kstreetbets)’ 시스템을 만들어 ‘반(反) 공매도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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