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차 쌍끌이, 1월 하루 평균 수출 역대 최고

임성빈 2021. 2. 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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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속 한국 수출품목 귀한 몸
1월 수출 전년동월 대비 11% 늘어

새해 첫 달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증가했다. 지난해 12월(12.6%)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 기록이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처음으로 21억 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 수출이 호황을 이어가고 자동차 수출도 반등에 성공한 덕분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480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21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은 해외 시장에서 ‘귀한 몸’이 됐다. 반도체(21.7%)와 가전(19.1%) 수출은 7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탔다. 무선통신기기(58%)는 16년 8개월 만에, 디스플레이(32.2%)는 10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3개월 연속 총수출·일평균 수출 동반 증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난해 12월 감소세였던 자동차 수출이 지난달 40.2% 증가한 것도 전체 수출 증가에 힘을 더했다. 시스템반도체(16%)·바이오헬스(66.5%)·전기차(81%) 등도 지난달 수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코로나19 진단키트는 넉 달 연속으로 월간 수출액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바이오헬스 수출액 가운데 코로나19 진단키트는 21.7%의 비중을 차지했다.

나승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의 선전에 신성장 품목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가세한 모양새”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친환경 자동차 수요가 늘었다. 코로나19로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을 선호하는 추세도 (자동차 수출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22%)·미국(46.1%)·EU(23.9%) 등 3대 시장에서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 산업부는 독일·네덜란드 등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찾는 수요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공급의 영향으로 선진국의 수요가 회복하고 ▶지난해 부진했던 수출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나면서 올해 수출 증가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강 교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산을 우선 구매한다는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한국 전기차 수출 등에는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수출 증가율이 올해 상반기에는 9.3%에 달했다가 하반기에는 1.9%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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