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 백신 고령자 접종 가능" "충분한 효과 입증 안됐다"

황수연 2021. 2. 2. 00: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식약처 자문단 '조건부 허가' 결론
전 연령층 예방 효과는 62% 수준
"65세 이상 임상 미흡" 소수 반대
"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해야" 주장

식품의약품안전처 외부 자문단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조건부 허가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외에서 효과성 논란이 일고 있는 65세 이상 고령자 접종에 대해서도 자문단 다수가 “투여할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다만 소수 반대 의견도 있어 고령자 투여에 대한 찬반 논란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식약처 최종 허가가 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이달 말께 공급돼 요양병원·시설 고령자와 종사자 등에게 우선 접종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식약처는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 전날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자문단은 백신 허가를 위해 거쳐야 할 3개의 자문 회의 가운데 첫 단계다. 감염내과 전문의, 백신 전문가 등 8명이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제출한 임상·비임상·품질 등의 자료를 토대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진행 중인 임상시험 최종 결과보고서와 미국 임상시험 중간 분석자료를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허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 효과 및 안전성.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자문단 다수 의견은 “임상 참여 대상자 중 고령자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고령자 투여를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문단은 근거로 ▶임상시험 계획이 만 18세 이상 대상자로 설계됐고 ▶만 65세 이상을 포함한 전체 대상자에서 예방 효과가 확인됐으며 ▶백신 투여 뒤 면역 반응이 성인과 유사하고 ▶안전성 프로파일(경향성)이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자문단이 실제 65세 이상 고령자 데이터를 별도로 분석한 결과, 고령자 660명을 대상으로 한 예방 효과 평가에서 접종 후 감염 사례는 경증 환자 1명에 그쳤다. 고령자 2109명 대상 안전성 시험에서도 이상 반응 발생률이 65세 미만 성인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었다.

다만 자문단 일부 전문가는 “고위험군인 고령자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예방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임상 등 추가 결과 확인 후 허가사항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브리핑에서 “고령자 투여에 대해 결론을 내리거나 합의한 것은 아니다”며 “다수와 소수의 의견이 있어,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입체적으로 점검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예방효과.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자문단 평가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예방효과는 약 62% 수준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인 50%를 넘어섰지만 90%를 넘어선 화이자·모더나에 비하면 한참 낮다. 자문단은 임상시험에서 효과성이 확인된 표준용량으로 4~12주 간격 2차례 투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식약처는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4일 법정 자문기구인 중앙약심위에서 추가 자문을 받은 뒤 최종 점검위원회를 거쳐 다음 주께 최종 허가 여부를 발표한다. 하지만 고령층 접종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페이스북에서 “의협은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며 “이들에겐 효과가 확실하고 높게 입증된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자에게는 가장 효능이 우수한 백신이 필요한데 도입 백신 중 가장 효과가 약한 백신으로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는 게 부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창원 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은 “65세 이상에 대한 효과성은 아직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며 “일단 접종을 시작하고 우리 자체적으로 연구를 병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황수연·이태윤 기자 ppangsh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