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현장] 설 연휴 노린 '새해전야', 애니메이션 장악한 극장가에 '도전장'
지난해 12월 30일 개봉이었으나 코로나19로 연기..2월 10일 개봉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개봉을 미룬 '새해전야'가 설 연휴에 관객들과 만난다. '소울',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 등 애니메이션이 장악한 극장가에 새 바람을 이끌며 한국영화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되는 가운데, 배우들이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새해전야'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사회적거리두기로 스크린 생중계 됐다.
'새해전야'는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그린 작품이다.
홍지영 감독은 "일과 사랑과 미래가 불안한 아홉 명의 주인공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펼쳐나갈까 궁금증을 유발하는 이야기"라고 '새해전야'를 소개했다.
'새해전야'는 당초 지난해 12월 30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개봉을 미뤄 2월 10일 베일을 벗는다. 홍지영 감독은 "아쉬움보다는 감사함이 크다. 저희에게 한 번의 새해가 더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싶고, 코로나19 와중에 개봉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강우는 극중 이혼 4년차 강력반 형사 지호 역을 맡았다. 지호는 신변보호 해야 하는 상대 효영과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다. 그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저씨처럼 보이고 싶었다. 감독님이 저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어서 파마를 강요하기도 하셨다"면서 "강력반 형사라고 하면 강렬해보이는 느낌이 있는데, 이혼 4년차인 헐렁한 성격의 지호를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재활 트레이너 센터이자 남편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효영을 연기한 유인나는 "제가 그 동안 연기해왔던 캐릭터들은 과장된 표현을 하는 인물이었는데 효영이 그렇지 않아 끌렸다"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효영은 겉으로 당당하지만 내면은 여린 사람이다. 겉과 속이 다른 미묘한 괴리를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노력했다. 재활 트레이너로 보이기 위해 운동이나 클라이밍을 열심히 연습했다. 또 감독님이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는 걸 제안해서 바로 미용실에 갔다"고 연기하며 준비한 것들을 말했다.
유연석은 번아웃으로 지쳐 아르헨티나에서 와인 배달을 하는 재헌 역을 맡아 이연희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아르헨티나 로케이션 촬영을 코로나19 이전에 진행했다. 그 때는 해외 촬영이 이렇게 소중한지 몰랐다"고 그리워했다.
이연희 역시 "촬영할 때는 코로나19를 상상도 못했던 상황이었는데, 지금 영화를 보니 해방감이 느껴진다. 앞으로 언젠가 좋아질 거란 믿음을 가지고 있다. 저희 영화를 통해 아르헨티나 풍경을 보며 대리만족 하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또 이연희는 "청춘을 대본할 수 있는 20대 역할이라, 제 20대를 많이 되돌아봤다. 당시에는 바쁘게 지낸 날들을 감사할 줄 모르고, 나 자신도 사랑하지 못했다"면서 "청춘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많이 고민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하려 했다"고 진아 역을 어떻게 접근했는지 설명했다.
이동휘는 용찬 역을 맡아 중국인 여성 야오링(천두링 분)과 국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상황을 연기했다. 그는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언어와 문화가 다른 야오링과 오해가 쌓여 갈등을 빚는다.
이동휘는 "천두링은 열정이 있는 배우라는 것이 현장에서 느껴졌다. 준비도 많이 해오고 제가 중국어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주셨다"고 천두링과의 호흡을 전했다.
용찬의 누나 용미 역을 맡은 염혜란은 "천두링과 연기하며 평소에 중국어 공부 좀 해놓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언어를 알았더라면 더 잘 소통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극중 눈빛으로 교감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 장면을 찍으며 소통하는데 언어만이 중요한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고 천두링과 함께하며 느낀 점을 말했다.
최수영은 래환(유태오)의 장애를 극복하고 사랑을 나누는 오월을 연기하며 "이번 작품을 통해 제가 그렇게 밝은 사람은 아니었구나를 깨달았다. 감독님께서 계속 밝은 에너지를 요구하셨다. 저는 생각보다 차분한 사람임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오월이가 편견이 아예 없고 순수한 캐릭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래환이를 사랑하며 받아들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오월이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젊은이 같은 느낌을 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다리 장애를 가졌지만 패럴림픽 스노우 보드 선수 래환을 연기한 유태오는 "패럴림픽 선수에 관한 소재가 없어서 끌렸다. 영화 전체적으로 여려 형태의 사랑 이야기가 한 영화에서 조화롭게 이뤄지는 것이 클래식해보였다. '러브 액츄얼리' 한국판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에 선택했다"고 출연 동기를 말했다.
홍지영 감독은 극 중 장애인, 다문화 가정, 비정규직 등 사회에서 소외된 캐릭터를 설정한 것에 대해 "많은 주인공과 이야기를 담을 때 중요한 키워드는 다양성이다. '새해전야'는 동시기에 맞는 우리 모두의 갈등과 외로움을 말하고 싶었다.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새해전야'가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한 사람들을 위한 필람영화라고 강조했다. 유인나는 "행복에 여러가지 조건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몇년 전부터는 맛있는 음식, 햇빛, 친구만 있으면 행복하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도 순간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으며 이동휘는 "극장에 사람들이 줄 서서 예매하는 풍경을 보는게 행복했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좋은 날이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새해전야'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결혼전야' 등을 연출한 홍지영 감독의 신작이다. 2월 10일 개봉.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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