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반전세 사는 찐서민 시장" 박영선 "엄마 같은 푸근한 여성시장"
[김성욱 기자]
▲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금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 시장후보지원자들의 국민면접’ 방송촬영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 국회사진취재단 |
우상호 :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야당 후보와 가장 차별화되는 후보가 돼야 합니다. 나경원, 안철수, 오세훈 후보 모두 부자를 대변하는 보수 후보입니다. 민주당 후보가 이들과 차별화하려면 친서민 정책으로 차별화해야 합니다. 저 우상호는 4억(보증금)에 50(월세), 반전세 사는 '찐서민'입니다. 제가 8차례 낸 공약을 봐주십시오. 모두 서민 중산층을 향한 공약입니다. 격차와 양극화 해소를 위한 서민 정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박영선 : "컴팩트 도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공간, 디지털 경제, 돌봄, 교육, 복지의 대전환을 뜻합니다. 이것이 서울시 대전환입니다. 고교시절 한 선생님께서 '여성다움이 우리를 구원한다'는 파우스트의 마지막 구절을 강조하셨습니다. 바로 그런 여성다움의 무티(Mutti·독일어로 '엄마'), 즉 엄마와 같은 푸근한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단 한번도 여성광역단체장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이제 글로벌 도시로서 서울도 여성시장을 탄생시킬 때가 됐습니다."
1일 밤 유튜브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면접'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2파전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서대문갑)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각각 '서민'과 '여성'을 내세우며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우-박 두 후보가 당의 공식적인 경선 일정에서 대면한 첫 번째 자리였지만 둘 사이에 신경전이나 공방은 오가지 않았다. '네거티브 자제' 기조가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제가 민주당의 역사를 계승한 가장 민주당다운 후보다"(우상호), "저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께 직접 정치를 배웠다"(박영선) 라는 등 '적통' 경쟁은 이어졌다. 당내 경선을 의식한 물밑 전략들이 치열하게 펼쳐진 것이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인 우상호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광운대역에서 강남.강북 균형발전을 위한 지하철 1호선 지하화 및 철길 마루 현장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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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후보는 이날 저녁 8시 20분께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 '국민면접'에 참석한 자리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위기가 닥쳤는데, 이런 위기 때는 진보의 가치를 가장 잘 대변하고 시민정책을 가장 잘 준비한, 위기에 강한 해결사인 제가 민주당 후보가 돼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우 후보는 특히 "서울 서대문갑에서 20여 년간 정치를 하면서 재건축, 재개발을 많이 도와봤지만 결과적으로 원주민의 80%는 떠나야 했고 부동산 가격 문제는 해결이 안 되더라"라며 "공공주택 대량 보급으로 부동산을 안정시키고 공공 자가 주택을 대량 보급하는 게 친서민 주거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 사례처럼 철길이나 강변도로 위에 인공대지를 씌워 16만호 주택을 짓고 전월세부터 자가주택까지 서민들에게 많은 양을 공급할 수 있다"라며 "시장이 되면 서울 서민들의 주거 문제를 많이 도와드리겠다고 약속 드린다"라고 공약했다.
우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후보에 밀리는 것을 의식해 본인의 본선 경쟁력도 강하게 어필했다. 우 후보는 "많은 분들이 우상호는 사람도 좋고 정책도 좋은데 이길 수 있냐고 하신다"라며 "네, 이길 수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정의당의 범진보 진영을 합친 합계가 약 43%이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을 합친 여론조사 결과는 30%다. 범진보 진영 지지층이 총결집하면 본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우 후보는 "열린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층까지 총결집시키려면 진보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친서민 정책을 내세울 수 있는 후보가 민주당 후보일 때 가능하다"라며 "우상호가 그런 후보라고 감히 말씀 드린다"라고 했다.
우 후보는 지난 2017년 대선 경선 때 안희정 캠프에 합류하는 등 당내 대표적 '비문(비문재인)'이었던 박영선 후보를 겨냥한 듯 "노무현·문재인 후보를 끝까지 지켰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우 후보는 "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번의 선거를 지지하고 도왔고, 과거 후단협 소속 의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 후보에서 사퇴하라고 흔들 때 옆에서 끝까지 지켰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여러 의원들이 탈당하며 흔들 때에도 옆에서 끝까지 지켰다"라고 했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1일 '21분 콤팩트(함축) 도시' 현장 행보의 일환으로 서울 도봉구 플랫폼 창동61 공연장을 방문, 음악중심 도시재생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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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박영선 후보는 '최초의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을 기치로 내걸며 굳히기에 나섰다.
박 후보는 "워킹맘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돌봄 문제로 지난 1년 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라며 "이 문제는 돌봄 플랫폼을 만들어 해결할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전직이었던 중소벤처기업부에서의 활동을 소개하며 "이미 스타트업 업계에는 돌봄 문제로 인해 본인이 직장을 다닐 수 없는 경력 단절 여성들이 너무 화가 나서 차라리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뛰어든 경우가 많다. 젊은 여성 기업가들이 운영하는 플랫폼들을 다 연결하는 서울시의 플랫폼을 만들면, 실시간으로 돌봄 교사를 신청할 수 있다"라고 했다.
박 후보는 부동산 해법으로 '반값 아파트'를 꺼내기도 했다. 박 후보는 "야당 후보들이 지금 주택 몇만호, 몇십만호 늘리겠다는 개발 공약들을 경쟁하듯 내놓고 있지만 무주택자를 줄인다거나 아파트 가격을 잡겠다는 얘기는 잘 안 보인다"라며 "저는 서울시 무주택자들에게 반값 아파트를 약속하겠다"라고 공약했다.
박 후보는 "반값 아파트는 토지 임대부로 평당 1000만원에 공공 분양 형태로 공급할 것"이라며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도 원래 제가 2011년 했던 공약이다. 이번 반값 아파트 약속도 반드시 해내겠다"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강하게 밀고 있는 '21분 컴팩트 도시'에 대해서도 "일터, 주거, 보육, 문화, 의료, 오락 등 모든 것이 서울 어디에서나 21분 안에 가능해지게 하겠다"라며 "21분 도시는 부동산 가격 안정화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 "제가 원조 친문"이라며 연일 친문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박 후보는 이날도 역시 "저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세 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정치를 배웠다"라며 당내 권리당원들에 구애했다.
다음달 1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확정… 주인공은?
한편, 이날 '국민면접'은 두 후보간 토론이나 질의응답 순서가 없어 직접적인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유튜브 생중계는 1200여명의 동시 접속자수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 통화에서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 좀더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겠나"라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9일부터 25일까지 경선 선거운동 기간을 거쳐 3월 1일 서울시장 후보를 확정한다.
[관련 기사]
우상호 "서울시장 돼 86세대 진가 보이겠다, 떨어지면 정치 떠날 것" http://omn.kr/1r0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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