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입 잘린 채 떠돌던 강아지 '순수'"..학대 의심 靑 청원 등장

김봉주 2021. 2. 1. 21: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코와 입이 잘린 채 길거리를 떠돌던 강아지 '순수'에 대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충격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다시는 순수같은 아이가 생기지 않도록 반려동물 분양절차를 법으로 강력 규제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강아지의 사진을 보자마자 구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강아지에게 '순수'라는 이름을 붙여 보호소로부터 입양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술 실패로 수차례 재수술..후원금 도움받아
청원인 "가해자 찾고 있다..반려동물 '분양절차 규제' 제안"
코와 입이 잘린 채 길거리를 떠돌던 강아지 '순수'에 대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충격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사진=청원인 SNS 캡처.

[아시아경제 김봉주 기자] 코와 입이 잘린 채 길거리를 떠돌던 강아지 '순수'에 대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충격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다시는 순수같은 아이가 생기지 않도록 반려동물 분양절차를 법으로 강력 규제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앱에서 발견한 강아지…믿기 힘들 만큼 참혹

자신을 유기견 봉사자라고 밝힌 청원인은 글에서 "2020년 5월 유기견 앱을 통해 믿지 못할 만큼 참혹한 상태의 강아지를 보게 됐다"고 적었다.

청원인에 따르면, 몰티즈 품종의 이 강아지는 지난해 5월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재개발지역에서 길을 가던 제보자로부터 발견됐다. 강아지는 동대문구청으로 넘겨졌다.

강아지는 발견 당시 코와 입이 잘려 있을 뿐 아니라 케이블타이가 목에 조여져 있어 살까지 파고든 상황이었다.

청원인은 강아지의 사진을 보자마자 구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강아지에게 '순수'라는 이름을 붙여 보호소로부터 입양했다.

순수의 상태는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

코 깊숙한 곳까지 상처를 입어 코로 숨 쉬는 통로가 완전히 막혀 있었고, 당연히 코로 숨을 쉬는 건 불가능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경련 일으키고 숨 못 쉬는 '순수'…잇따른 수술 실패, 후유증 시달려

수차례 비공(코에 뚫린 두 구멍)을 뚫는 수술을 시도했지만, 결국 다시 막혀버렸다.

항상 숨이 넘어갈 듯 몸을 들썩였고, 바람 새는 소리, 캑캑거리는 소리를 내며 괴로워했다. 경련을 일으키기도 했다.

후유증을 막기 위해 얼굴 복원 수술을 하려 했으나 손상된 부위 비중이 높아서 수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다행히도 순수의 입술, 인중을 만드는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많은 사람들이 보내준 후원금 덕택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자신의 코가 어색했던 순수는 하루종일 자신의 코를 핥았고, 결국 수술 부위가 벌어져 또다시 수술을 받아야 했다.

청원인은 현재 수차례 수술을 마친 순수의 건강 회복을 위해 당분간 시간을 두고 지켜보기로 했다 .

강아지 순수. 사진=청원인 SNS 갈무리.

청원인 "동물 학대 의심…가해자 찾기, 경찰 수사 진행 중"

청원인은 "수개월이 지난 지금도 순수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순수가 다친 이유는 학대로 추정된다"고 호소했다.

그는 "(순수의) 치아와 잇몸은 멀쩡한데 코와 입술만 일자로 깨끗이 잘려 있었고, 화상이나 교통사고 흔적도 없었다. 선천적 기형이나 어딘가에 걸려 뜯긴 흔적도, 덫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면서 '예리한 도구'에 의해 '인위적'으로 잘린 것 같다고 추정했다.

청원인은 "이 사실을 알고 정신적인 충격이 컸다"면서도 "험난하고 힘든 싸움을 할 용기가 부족해 가해자를 잡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 사실을 안) 다른 분들이 언론에 제보했지만 공론화되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어 "하지만 끔찍한 기억을 이겨내고 밝게 웃는 순수를 보며 저도 용기를 냈다. 경찰에 신고해 동물 학대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SNS 활동, 전단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순수를 학대한 목격자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청원인 SNS 갈무리.

◆청원인 "반려동물 분양 절차를 규제해야 한다" 주장

초동수사가 늦어져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청원인은 "더 이상 순수 같은 아이가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순수에게 미안한 마음을 갚는 일"이라면서, 이같은 학대가 벌어진 이유에 대해 "애초 반려견을 분양받는 과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양받는 사람은 물건처럼 진열된 생명을 계획 없이 사고, 파는 사람도 별다른 신원 파악을 하지도 않고 키우는 방법에 대해 설명도 없이 돈만 주고받고 사고파는 현실"이라면서 '반려동물 분양절차 규제'를 제안했다.

'분양절차 규제'에는 주인이 반려동물에 대한 지식을 갖추도록 수료증·자격증 제도 도입, 분양인에 대한 신원과 소재지 파악, 아동학대나 폭행 전과가 있는 이들에 대한 분양 금지, 강력한 벌금 이상의 처벌 등이 언급됐다.

청원인는 마지막으로 "분양 절차가 법으로 정해지면, 사람들의 인식도 바뀔 것이다"라면서 청원 동참을 당부했다.

해당 청원은 1일 오후 8시50분 현재 9,664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김봉주 기자 patriotbong@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