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들 "김종인, 가덕도신공항에 숟가락 얹어"

이경태 2021. 2. 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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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국민면접에서 '오락가락' 국민의힘 비판.. 각각 다른 열쇳말로 적임자 자신

[이경태 기자]

 
▲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 한자리에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왼쪽부터),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금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 시장후보지원자들의 국민면접’ 방송촬영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1일 가덕도신공항 문제에 두루뭉술한 태도를 보여온 국민의힘을 맹공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같은 날 부산을 찾아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한다"고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사죄가 먼저", "숟가락 얹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가나다 순, 이하 후보로 지칭)은 이날 오후 당 유튜브 <델리민주>를 통해 진행된 온라인 국민면접에서 "TK(대구·경북)가 주류인 국민의힘에서 가덕도신공항 문제를 반대하고 있는데 어떤 정책과 청사진으로 돌파할 것인가"란 공통질문을 받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참고로,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부산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 지지의사를 밝히면서 '한일해저터널' 카드까지 던졌지만 대구가 지역구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같은 날 가덕도신공항 당론 추진 여부 질문을 받고 "그것에 대해서 저는 입장이 없다"고 답하면서 온도차를 보였다. 국민의힘 소속인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각각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강행은 수용할 수 없다", "가덕도신공항은 어불성설" 등의 입장을 내기도 했다.

"이제 와서 마지못해 찬성한다고... 반성과 사죄가 우선"

민주당 후보들의 비판은 날이 서 있었다.

김영춘 후보는 "가덕도신공항은 크게는 부산·울산·경남의 생존수단이기도 하다"면서 국민의힘의 반성과 사죄부터 우선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구체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계획을 2008년 이명박 정부가 검토하다가 백지화 시켰다. 만약 그때 (건설을) 결정했으면 이미 공항이 완성됐을 것인데 이제 와서 마지못해 (가덕도신공항을) 찬성하듯 나오는 건 염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은 지난 잃어버린 10년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별법은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처리한다면 국민의힘에서 반대하더라도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은 당론 정리부터 먼저 하는 게 마땅한 순서"라고 짚었다.

변성완 후보는 "2010년 동남권신공항 관련 용역을 발표했을 때 김해신공항 확장안은 안 된다고 했던 곳이 대구·경북인데 이제 와서 김해신공항 확장안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국민의힘 일부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특히 "김종인 위원장이 오늘 부산에 와서 가덕도신공항 지지한다면서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얹었지만, 그런 의견은 이제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다"며 "가덕도신공항은 기정사실이 됐고 당과 정부가 할 일은 가덕도신공항 건설로 세계적인 물류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등의 이유를 하나하나 발표해가면 된다"고 일축했다.

박인영 후보는 "가덕도신공항은 53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공항'이고, 지방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하는 '공정공항'이자, 수도권에 대응하는 동남권의 새 발전축을 만드는 '상생공항'"이라며 "이 세 가지의 기치를 가지고 시민을 설득하면 TK의 반대쯤은 가볍게 물리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의 약속" vs. "우리 죄인 아니다" vs. "권한대행 때 사업 완수"

세 후보는 가덕도신공항뿐만 아니라 ▲ 동남권(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 부산 북항 재개발 등 부산의 굵직한 미래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부산·울산·경남을 하나로 묶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그를 통해 쇠락하는 부산경제를 살리기 위한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해내고, 가덕도신공항만 아니라 북항 재개발을 통해 물류도시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이었다.

다만, 이들은 각자 다른 '열쇳말'로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자신을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김영춘 후보는 지난 2003년 지역주의 타파를 꿈꾸면서 창당했던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거론하며 '꿈'을 얘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강조하는 방향이었다. 특히 "(문 대통령이) 김영춘을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지명해 미친 놈 소리를 들으면서 8조 원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일으켰고 한국해양진흥공사를 부산에 설립했다"면서 "무기력한 해양수산부와 관련 산업을 일으켜 세운 능력과 경험으로 문 대통령과 약속한 부산의 꿈, 부활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인영 후보는 '민주당원의 자존심'을 강조했다. 그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딱 1번 이겼다. 그야말로 '벽'을 깨부순 줄 알았는데 지금은 모두 죄인이 됐다"면서 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을 에둘러 거론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잘못으로 왜 우리 당원까지 죄인이 돼야 하나. 우리는 부산이 바뀌고 대한민국이 잘 되길 바랐을 뿐이다. 어깨를 당당히 펴자"라며 "선거다운 선거는 그때부터 시작이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당신은 이명박을 만든 사람이다, 시장 자격 없다'는 이런 말 하면 안 되나. 그런 사람에게 정면으로 대응하지 않고 인물·공약경쟁만 하는 건 옳지 않다. 지금은 중도 확장이란 미명에 사로잡힐 때가 아니다"면서 자신의 선명성을 강조했다.

변성완 후보는 '뼛속까지 부산사람'을 강조하면서 시장 권한대행으로서의 경험과 전문성을 강조했다.

그는 "시장 권한대행으로 재직하면서 김해신공항 불가판정, 부산월드엑스포 국가사업화 등 많은 일을 했다"면서 "최근 2~3년 간 문 대통령과 민주당 부산정권은 정말 많은 일을 했지만 완성품이 아니었다. 사업의 완수를 위해 민주당 부산시장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 임기) 1년 3개월 짧지만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 시기를 초보운전자에게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9~25일까지 당내 경선 선거운동 기간을 거친 뒤 오는 3월 11일 부산시장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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