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도 어른도 'O자형 다리' 초기에 잡아야 큰탈 막는다

민태원 2021. 2. 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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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은 다리로 평생 사는 것을 누구나 바라지만 여러 이유로 다리가 휘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O자 다리로 무릎 관절 안쪽에 체중의 대부분이 실리면 내측 연골 손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통증이 악화된다.

권 원장은 "평소 바지가 자꾸 돌아가거나 이유없이 발목을 잘 삐는 경우, 무릎 안쪽이 유난히 튀어나오거나 다리 한쪽이 짧아졌다고 느껴진다면 휜 다리를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인 O자 다리는 무릎 안쪽 연골에 실리는 부담을 바깥쪽으로 덜어주는 방법(절골술)으로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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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선천적인 요인 대부분… 만 2세, 7세 때가 확인 적기
어른은 안 좋은 자세나 노화 탓, 방치하면 말기 관절염 진행
인공관절 수술 받아야할 수도

O자형으로 변형된 여성의 다리. 발을 모으고 섰을 때 무릎 간격이 5㎝ 이상 벌어지거나 주먹이 들어갈 정도면 전문의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오른쪽은 O자 다리 교정을 위해 절골 수술한 후 X선촬영 모습. 연세스타병원 제공


#1. 세 살인 김모군의 부모는 최근 아이의 휜 다리 때문에 관절병원을 찾았다. 기저귀를 떼고 나서도 ‘O자형 다리(내반슬)’가 계속돼 걱정이 됐다. 검사 결과 비타민D 부족으로 뼈 성장이 더딘 구루병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부모는 “모유수유를 1년 정도 했지만 생후 6개월부터 이유식을 추가로 먹이지 않았다”고 했다.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이 부족해진 탓이 컸다. 김군은 비타민D가 포함된 약물과 보조기로 바로잡는 치료를 받고 있다.

#2. 윤모(57·여)씨는 O자 다리를 교정하는 수술을 받았다. 40대 후반부터 무릎 통증이 심해지고 바깥 활동을 못해 비만이 되면서 다리가 점차 안으로 휘기 시작했다. 의사는 이 상태로 놔두면 조기에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되고 인공관절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덜컥 겁이 난 윤씨는 수술 후 정상(11자)에 가까운 하지 정렬을 갖게 됐다.

곧은 다리로 평생 사는 것을 누구나 바라지만 여러 이유로 다리가 휘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부분은 무릎 문제로 비롯된다.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무릎 내반 변형(내반슬)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014년 8936명에서 2018년 1만3066명으로 46.2% 증가했다.


2018년 진료 환자를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32.9%(4302명)로 가장 많고 60대 26.4%, 9세 이하 13.1%, 40대 8.9%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약 1.8배 많았다.

소아는 정상적 발달 과정에서 O자 다리가 나타났다가 자연스럽게 교정된다. 태어날 때 O자에서 만 2세쯤 올곧게 펴졌다가 만 3~4세 때는 반대로 X자형 다리(외반슬)가 된다. 이후 다리는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 만 6~7세 때 성인과 같은 ‘11자 다리’로 변한다.

이 나이 이후에도 O자 다리가 유지된다면 전문가 진단을 받아보고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순혁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치료가 필요한 휜 다리인지를 확인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다리가 어느 정도 펴지는 만 2세와 7세 때”"라면서 “발목을 붙이고 무릎 사이 간격이 5㎝이상 벌어지거나 주먹이 들어갈 정도라면 O자 다리를 의심하고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의 내반슬은 선천적 요인이 대부분이다. 비타민D결핍으로 오는 구루병, ‘블라운트병’으로 불리는 영·유아 경골(정강이)내반증, 유전적 원인, 장애 등이 대표적이다. 구루병은 뼈 성장에 필요한 비타민D가 부족해 발생한다. 태생적으로 비타민D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유식을 늦게 시작해도 구루병에 걸릴 수 있다. 모유 수유로는 필요한 만큼의 비타민D를 채울 수 없다.

블라운트병은 무릎 안쪽 성장판 손상으로 다리가 휘는 병이다. 이들 질환은 모두 진행성이라 조기에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비만 등 후천적 원인으로 휜 다리를 갖게 되는 아이들도 드물지 않다. 연세스타병원 권오룡 원장은 “과체중이나 비만에 따른 과부하로 무릎 안쪽 성장판이 손상돼 내반슬이 생길 수 있다”면서 “비만아가 너무 이른 나이에 보행을 시작하거나 성장 과정에 외상·감염으로 성장판을 다칠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인 O자 다리는 대부분 후천적 요인으로 생긴다.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기, 다리꼬기 같은 안 좋은 자세나 노화로 인한 호르몬 변화 등의 이유로 ‘병적 변형’이 나타난다. 특히 바닥에 쪼그려 앉는 자세가 반복되면 다리 정렬이 틀어져 O자 변형이 잘 생긴다. 운동부족, 잘못된 보행습관, 반복적으로 무거운 짐을 나르는 노동, 골연화증, 부갑상샘비대증 등도 원인이 된다.

O자 다리로 무릎 관절 안쪽에 체중의 대부분이 실리면 내측 연골 손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통증이 악화된다. 50대 이후 육안으로 O자 변형이 확인되면 대부분 중기 관절염 단계 이상으로 진행됐다고 보면 된다. 방치하면 말기 관절염으로 이어지고 결국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권 원장은 “평소 바지가 자꾸 돌아가거나 이유없이 발목을 잘 삐는 경우, 무릎 안쪽이 유난히 튀어나오거나 다리 한쪽이 짧아졌다고 느껴진다면 휜 다리를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인 O자 다리는 무릎 안쪽 연골에 실리는 부담을 바깥쪽으로 덜어주는 방법(절골술)으로 치료한다. 종아리 안쪽 뼈 사이 간격을 벌려서 인공뼈를 넣고 나사로 고정하는 방식이다. 무릎 관절염 진행 4단계 가운데 2·3단계일 때 권장된다. 70세 이상인 경우 절골한 뼈가 붙는데 문제가 있을 수 있어 권고되지 않는다. 요즘엔 절골술과 동시에 연골 재생 효과가 입증된 줄기세포 치료제를 활용하는 방식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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